(서울=연합인포맥스) 김경림 기자 = 2016년은 한국형 헤지펀드의 분수령으로 기억된다. 지난해 말과 비교해 펀드 수는 35여 개에서 249개로 급증했고 설정액도 7조원을 향해 달리고 있다.

하지만, '절대 수익'이란 잣대를 들이밀면 대부분 펀드가 고개를 들기 어렵다. 연초 이후 수익률과 변동성을 고려했을 때 수익률이 들쭉날쭉하거나 아예 마이너스(-)로 반 토막이 난 펀드도 적지 않기 때문이다.

27일 연합인포맥스가 지난 23일 기준으로 국내에서 설정된 헤지펀드 249개의 펀드의 연 환산 수익률과 연 변동성을 분석한 결과 샤프지수가 1을 넘는 펀드는 48개로 전체의 20%에 미치지 못한다. 111개는 아예 마이너스 수익을 나타냈다.

샤프지수는 수익률을 표준편차로 나눈 값으로, 헤지펀드에서는 연 변동성으로 표준편차 값을 대신한다. 1이면 위험 수준만큼 수익을, 그 이상이면 위험 대비 기대할 수 있는 수익이 점점 높아진단 의미로 숫자가 클수록 적은 위험으로 큰 수익을 낸단 뜻이다.

48개 중 설정액 100억원 미만의 펀드를 빼면 개수는 32개로 크게 준다.

구관이 명관이라 평가할 만하다.

가장 안정적인 수익을 나타내는 곳은 삼성자산운용과 자문사 시절부터 이름을 날린 타임폴리오자산운용이었다.

삼성자산운용의 펀드는 총 11개로 이 중 8개 펀드의 연환산 수익률 대비 연 변동성은 1~2 수준이었다.

한국형 헤지펀드의 문을 연 삼성자산운용은 이미 2011년부터 첫 펀드 운용을 시작했다. 전체 운용 규모도 1조1천339억원으로 단일 운용사 중엔 가장 크다. 특히 1호 펀드인 에쿼티헤지 1호는 설정 이후 41.22%의 수익률을 나타내며 업계 최고 수익률을 자랑하고 있다. 멀티스트래티지와 오퍼튜니티 펀드도 각각 38.21%와 37.62%로 3위와 5위에 올랐다.

올해 6월부터 운용사 자격으로 운용을 시작한 타임폴리오자산운용도 매섭게 치고 올라오는 모습이다.

6개월만에 흡수한 헤지펀드 자금은 약 6천억원에 이른다. M, H, A, Q라는 이름의 대표 펀드들은 9%대 안팎의 수익률을 나타냈다. 연 변동성도 3%대로 안정적이다.

자문사 출신 헤지펀드로는 라임자산운용도 머큐리와 새턴, 플루토PDF에서 변동성 대비 양호한 수익을 냈다.

업계 중견급 시니어 매니저들이 손을 잡아 화제가 됐던 제이앤제이(J&J) 헤지펀드도 안정적인 수익을 내는 데에 성공했다. 제이앤제이는 KTB자산운용 스타매니저 출신인 이재헌 대표가 세웠으며 올해 초 에셋플러스자산운용 최고투자책임자(CIO)였던 최광렬 전무를 영입한 바 있다.

11월 말에 설정된 롱숏과 롱온리 펀드는 연환산으로 각각 23.10%과 39.27%의 수익률을 나타냈고 변동성도 9~10% 정도다.

머스트자산운용도 6%대의 변동성에 13~14%대의 수익을 올리는 데에 성공했다.

그밖에 보고펀드, 피데스 등도 안정성 대비 수익률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한 업계 관계자는 "헤지펀드는 레버리지를 사용하기 때문에 적당한 변동성은 취지에 맞지만 운용을 시작한 지 얼마나 됐는지를 볼 필요가 있다"며 "시계열이 짧으면 변동성도 높게 나타날 수 있다"고 귀띔했다.

kl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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