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주식시장 약세에도 불구하고 상대적으로 꾸준한 모습을 보이던 ELS(주가연계증권) 시장에서 일부 종목형 ELS가 원금손실 구간으로 진입했다는 소식이 나왔다.

통상 `녹-인(Knock-in)' 구간으로 불리는 원금손실 개시시점은 ELS 마다 차이는 있으나 대부분 50% 이상 하락할 경우로 설정되어 있다. 시장에 따르면 종목형 ELS에 많이 편입되는 OCI, 한화케미칼, 현대중공업, LG전자 등이 최근 이러한 손실구간에 진입했다고 한다.

물론 손실구간에 진입했다고 해서 ELS투자자들의 손실이 확정되는 것은 아니다. 각 상품의 만기 중 ELS설정시 가격의 70~80%대로 반등하면 수익을 거둘 수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며, 통상 ELS의 만기가 3년 정도인 것을 감안하면 아직 손실을 거론할 단계는 아닌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최근 주식 거래대금이 4조원대로 축소되고 지수 역시 1,800 수준에서 횡보하는 등 시장동력이 소진된 상황에서 나온 뉴스에 시장 참여자들은 우려하고 있다. 당장 ELS 헷지 물량이 시장에 부담을 줄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으며 ELS 판매의 부진에 대한 우려도 높아진 듯 하다.

상대적으로 안전성이 보강된 상품인 ELS에서도 손실우려가 나오는 상황이니 주식시장의 분위기가 어떨지는 굳이 말할 필요도 없을 것 같다. 지속되는 유럽 불안과 이에 따른 외국인 자금의 이탈로 투자심리가 훼손되어 해외 신흥시장에 비해서도 하락 폭이 크다.

대외적으로는 유럽위기의 심화 시, 글로벌 투자자들이 다시 한국증시를 ATM(현금지급기)으로 사용할 것이란 우려와 중국경기가 경착륙 할 경우 의존도가 높은 한국기업이 큰 타격을 받을 것이란 우려가 상존한다. 내부적으론 해외기업에 비해 한국기업의 수익전망이 급속히 악화하고 있다는 점이 악재다.

꽁꽁 얼어붙은 시장심리에도 불구하고 전부 부정적인 것만은 아니다. 한국 기업은 중간재 수출 위주에서 중국시장 자체 수요 비중을 확대하며 중국시장의 변화에 가장 발빠르게 대응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또한 중국 경기 역시 우려와 달리 연착륙 징후를 보이는 것도 긍정적이다. 매도로 일관하던 외국인들도 전주에는 4주만에 순매수로 돌아섰다.

또한 시장이 저점에 근접했다는 신호도 포착된다. 대표적인 것이 코스피가 장부가(PBR 1 수준)에 근접했다는 점이다. 위기 수준의 시장 이벤트가 없다면 추가적인 하락은 제한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근거이다.

취약한 시장심리는 한동안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유럽 일부국가에서 주식시장 공매도 금지 등 비상조치를 시행하는 상황에서 한국만 차별화된 흐름을 예상하기도 힘들다.

그러나 내려간 것은 결국 다시 올라오며 그 기초가 튼튼한 것은 큰 바람에도 쓰러지지 않음을 과거 수많은 위기를 헤쳐온 투자자들은 알고 있다. 부화뇌동하며 그닥 심각하지도 않은 뉴스에 일희일비하는 것은 투자의 기본이 아니다. 옥석을 가리고 멀리 내다보는 자세가 강조되는 시점이다.(산업증권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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