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이종혁 특파원 = 미국 국채가격은 2년물 입찰 수요가 약한 데다 이번 주 줄줄이 입찰물량이 대기한 영향으로 내렸다.

마켓워치·다우존스-트레이드웹에 따르면 27일 오후 3시(미 동부시간) 무렵 뉴욕 채권시장에서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2.1bp 오른 연 2.563%에 거래됐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장보다 2.8bp 상승한 1.233%에 움직였다. 이는 2009년 이후 최고치에 근접한 수준이다.

국채가는 26일까지 크리스마스 연휴를 보낸 데다 연말을 앞두고 거래가 많지 않은 가운데 지표 호조에다 260억달러어치의 2년물 입찰 부담으로 하락 출발했다.

재무부는 이날 외에도 다음날인 28일 5년물 340억달러, 29일 280억달러의 7년물을 입찰한다고 밝혔다. 130억달러의 2년물 변동금리 국채도 28일 예정됐다.

이자율 전략가들은 이번주 입찰이 2주전의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후 시장의 국채 수요를 측정해볼 기회라고 분석했다.

전략가들은 또 올해 마지막 주는 전주보다 더 거래가 한산할 것 같다며 다만 거래량은 엷어서 조그만 변화에도 변동성이 과장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날 발표된 경제지표는 국채가에 약세 요인으로 작용했다. 다만 10월 주택가격지수는 11월 주택담보대출금리 급등이 반영되지 않은 값이다.

12월 미국 소비자들의 신뢰도가 13년 만에 최고치로 오른 기대지수 영향으로 시장 예상을 뛰어넘었다.

콘퍼런스보드는 12월 소비자신뢰지수가 1985년 100을 기준으로 했을 때 113.7로 전달 수정치 109.4 대비 상승했다고 발표했다. 마켓워치에 따르면 애널리스트들은 109.5로 전망했다.

12월 여건지수는 126.1로 전월의 132에서 하락했다. 12월 기대지수는 전월 94.4에서 105.5로 상승했다.

린 프랑코 콘퍼런스보드의 경제지표부분 디렉터는 "소비자신뢰지수가 2003년 12월 이후 최고치인 기대지수의 급등만으로 높아졌다"며 "미국 대통령 선거 이후 경제와 일자리, 소득에 대한 낙관론 증대뿐 아니라 주식 가격이 13년 내 최고로 올라선 것 등이 나이가 든 소비자들에게 큰 영향을 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프랑코 디렉터는 "현재 여건 지수는 하락했지만, 여전히 경제 성장이 지속할 것임을 보여주고 있다"며 "내년 소비자들의 낙관론은 기대가 실현되는지에 달렸다"고 예상했다.

지난 10월 미국의 주택가격이 탄탄한 성장세를 지속했다.

S&P코어로직 케이스-실러에 따르면 10월 전미주택가격지수는 전월 대비 0.2%, 전년 대비 5.6% 각각 상승했다. 9월에는 연율 5.4% 올랐다.

주택가격 상승세는 실리콘밸리가 있는 북서부에서 주로 나타났다. 시애틀은 10.7%, 포틀랜드 10.3%, 덴버는 8.3%의 집값 상승을 보였다.

스탠다드앤드푸어스(S&P)의 데이비드 블리처 매니징 디렉터는 "주택담보대출금리가 11월에 급등했고 추가 상승 여지가 있는 데다 주택가격이 개인소득을 웃돌고 있다"며 "주택가격은 소득과 물가를 넘어서 상승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블리처는 주택가격 수용지수가 2012년 주택가격이 바닥을 친 후 20~30% 떨어졌다고 덧붙였다. 주택가격 수용지수는 소득 중앙값, 주택가격, 주택담보대출금리에 기반을 둬서 만들어진다.

지난주 5년 이상 물가에 대한 전망이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음에도 물가연동국채(TIPS)를 매수하는 국채시장의 물가 거래가 다시 인기를 끌었다.

미시간대는 전주 소비자태도지수 발표에서 향후 5-10년 동안 기대 인플레율은 전월의 2.6%에서 2.3%로 하락했으며 이는 사상 최저치라고 덧붙였다.

이날 10년 만기 미 국채와 물가연동국채(TIPS) 간 수익률 차이(BER, break-even rate)가 1.985%포인트로 상승했다. 전주는 1.96%였다.

이는 국채시장 참가자들이 앞으로 10년간 평균 물가가 1.985%에 달할 것으로 본다는 의미다. BER은 이달초 한때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물가 목표치 2%를 넘었다가 12월 FOMC 이후 다시 내려앉았다.

지난 6월에는 1.36%포인트, 2월에는 1.21%포인트에 불과했다.

KPW파트너스의 케이스 프라이스 매니징 파트너는 2017년에 물가 거래를 당황하게 할 변수들이 있다며 이는 트럼프의 정책기대로 쌓인 물가 기대가 예상에 못 미치는 점, TIPS에서 자금이 빠져나가는 점, 중국 성장률과 유로존 경제가 둔화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채가는 오후 들어 주가, 유가 등 위험자산 가격이 오르는 가운데 국채 입찰에서 약한 수요를 확인했지만 추가 하락하지는 않았다.

2년물 국채의 낙찰금리는 연 1.280%였다. 2008년 이후 가장 높은 금리다.

입찰 수요 강도를 측정하는 응찰률은 2.44배를 보였다. 이는 2008년 크리스마스 이후 가장 약했다.

해외 중앙은행 등 간접입찰자들의 낙찰률은 32.7%로 최근 평균 43%를 밑돌았으며 지난 7월 이후 가장 낮았다. 직접 입찰자들의 낙찰률은 9.3%였다. 최근 평균은 16%였다. 2015년 1월 이후 가장 약했다.

애널리스트들은 12월 FOMC에서 내년 기준금리 인상 횟수를 3차례로 높인 후에 2년물 시장 수요는 약해졌다며 이날은 거래도 많지 않아 시장 예상보다 수요가 더 약했다고 설명했다. 2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입찰 전에 1.275%에서 거래됐다.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입찰 후에 2.571%에서 움직였다.

시장에는 초저금리의 정상화 과정이 지속할 것인 데다 미국의 경제 성장률이 더 올라선다면 내년에도 국채수익률 상승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우세했다.

현재 10년물 수익률은 2007년 거래 수준의 절반에도 못 미치고 있다.

크레디트스위스의 프라빈 코라파티 헤드는 모든 변수가 사라지지 않고, 2017년에도 국채수익률에 상승압력으로 계속 작용할 것 같다고 내다봤다.

다만 지난주 10년물 국채수익률이 7주 만에 처음으로 하락하는 등 매도세는 약화했다. 10년물 2.6% 수준에서 매수세가 유입되고 있어서다.

뉴욕생명의 톰 지라드 헤드는 재정정책의 세부내용과 실행이 내년 시장 기대를 살리지 못한다면 채권수익률은 떨어질 것이라며 수익률이 높아져서 장기부채에 맞는 자산을 찾아야 하는 연기금과 보험사들의 매수세를 되살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자율 전략가들은 향후 취임 후에 나올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이 실제로 시장의 기대를 충족시킬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도 제기했다.

제프리스의 토마스 사이먼 선임 머니마켓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발표된 소비자와 기업 심리지표들은 트럼프 행정부에서 경제에 긍정적인 조치들이 나올 가능성에 대해서 매우 낙관적인 점을 분명히 보여준다"고 진단했다.

사이먼은 "지금 우리는 실제 정책을 법안으로 만들기까지 복잡성이 무시되고, 정책 제안의 긍정적 효과는 무제한인 것으로 보이는 '신혼여행 기간'에 있다"고 지적했다.

liberte@yna.co.kr

(끝)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