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서울외환시장에 따르면 정유업체와 가스공사가 꾸준히 달러를 매수하면서 하루 평균 2~3억달러 결제수요 우위의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미국과 EU의 이란 제재안으로 정유사들에 시선이 집중된데다 겨울철 난방유 수요와 가스공사 결제수요 등으로 달러 매수가 집중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환시 참가자들은 연초 달러화 하락으로 네고 물량이 줄어 상대적으로 정유사 결제수요가 부각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유사 결제, 이란 제재 영향은 미미 = 최근 외환시장에 유입되는 정유사 결제 수요에 이란 제재가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다.
정유업계는 미국의 이란 제재안으로 호르무즈 해협 긴장도가 높아지고 있으나 유가 수준은 아직 민감하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정유사들은 미래의 매수 물량을 미리 앞당겨서 결제하는 리딩(Leading) 거래에 나서기는 쉽지 않다고 입을 모았다.
한 정유업체 관계자는 "겨울철 난방유 수요는 늘어나지만, 휘발유는 휴가철인 여름에 비해 비수기여서 결제수요가 급증한 것은 아니다"라며 "이란 제재의 영향도 미리 원유 도입을 늘리게 되면 달러 가치의 변동과 보관, 관리 비용 증가라는 부분을 감수해야 하기 때문에 앞당겨서 결제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장기계약 많아 수급 급변동 없을 듯 = 국제 유가가 급등하더라도 당장 정유사 결제수요가 급증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도 우세하다.
뉴욕 상업거래소에서 서부 텍사스산 원유(WIT) 가격이 배럴당 100달러대로 급등하면서 8개월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으나 두바이유, 브렌트유 가격은 민감하게 움직이지 않은 상태다.
한 석유협회 관계자는 "WTI 가격이 두바이유 가격보다 낮은 상태에서 머무르다가 최근에 급등하면서 유가 움직임이 민감해 보이지만 WTI 가격이 국내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정유사들의 경우 장기 계약이 많아 미국과 이란간 충돌이 있더라도 장기 물량을 미리 확보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정유사 관계자도 "이란산 원유 수입 비중이 크지만 당장 결제 수요에 영향을 주기는 쉽지 않다"며 "결제수요 패턴은 아직 변화가 없으며 차차 대응책을 모색할 것"이라고 말했다.
▲네고 물량 감소도 한 몫 = 환시 참가자들은 정유사 결제에 따른 달러화 하방 경직성이 주목받는 것은 연초 수출업체 네고 물량이 줄어든 영향이 크다고 봤다.
시중은행 코퍼레이트 딜러들은 수출업체들이 연초 달러화 하락으로 네고 물량 출회를 미루는 래깅(Lagging) 전략에 나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2~3월 유로존 국채 만기가 집중돼 있는데다 연말 달러화 레벨이 다소 낮아진 만큼 상승세를 확인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프랑스 신용등급 강등설도 나오고 있어 낮은 레벨에서 달러를 팔지 않으려는 인식도 강하다.
A은행의 한 코퍼레이트(기업전담) 딜러는 "정유사 결제수요가 눈에 띄게 증가했다기보다 상대적으로 매도가 약해진 측면이 크다"며 "수출업체들은 달러화가 1분기 내에 연고점을 한 번 찍고 하반기로 갈수록 안정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1,160원대에서는 대기하고 있는 달러 매도 물량이 좀 있어 보인다"며 "다음주 유로존 국채 입찰 결과가 기대 이하로 나오면 달러화가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syju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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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선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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