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영 기자 = 새해 첫날 달러-원 환율은 1,200원대에서 제한된 롱플레이를 보일 전망이다.

2016년 달러-원 환율이 외환당국의 스무딩오퍼레이션(미세조정)의 강한 저항없이 1,200원대로 마무리됐다. 새해들어서도 롱심리는 지속되고 있다. 달러-위안 환율이 오르거나, 글로벌 달러 강세 요인이 조금만 불거져도 롱플레이가 나타날 수 있다.

주목할 부분은 시장의 롱포지션이 정리될 시간 없이 이어져 온 점이다. 연말 종가가 1,210원선에서 소폭 하락했지만 당국 개입에 따른 반락폭은 크지 않았다. 통상 연말 종가에서 어느 정도 레벨 조정이 이뤄지던 흐름과 여건이 달라졌다. 서울환시가 달러화 1,210원선에 가까운 레벨에서 신규 롱플레이에 나서기보다 잠시 쉬어갈 가능성이 있다. 새해 첫날 달러-원 환율이 롱포지션을 뒷받침할 재료들을 점검하는 것이 추격 매수에 유리할 수 있어서다.

매입 단가에 대한 고민도 나타날 수 있다. 달러화가 올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신행정부의 재정정책에 대한 기대와 미국 경기 호조에 과매수 국면으로 접어들었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지난해 연말부터 꾸준히 롱포지션을 쌓은 시장참가자들은 1,200원대에서 추가 롱플레이에 나설 수 있겠지만 새로 포지션을 쌓는 입장에서는 다소 조정을 기대할 수 있다. 매입 단가를 조금이라도 낮추는 편이 낫기 때문이다. 이에 롱플레이의 탄력성이 약해질 수 있다.

원화 강세 재료는 별로 없다. 서울환시의 롱마인드가 유지되는 가장 큰 이유다.

무역수지는 2년째 1조달러에 못미치고 있다. 지난해 무역수지 흑자는 898억달러를 나타냈다. 수출은 전년대비 5.9% 감소했고, 수입은 7.1% 줄었다. 수출이 2년 연속 감소한 것은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1956년 이후 두 번째로 약 58년 만이다. 12월 무역수지 흑자는 70억300만달러로 주요 기관 예상치인 78억2천300만달러를 밑돌았다. 그럼에도 수출은 2개월 연속 증가세를 보였다.

새해 벽두부터 탄핵정국은 불확실성을 예고하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은 직무정지 23일 만인 지난 1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세월호 당일 정상적으로 업무를 했다"며 그간의 의혹에 대한 반박에 나섰다. 이로써 탄핵소추안 가결 이후의 대통령의 법률 위배행위에 대한 공방이 심해질 가능성이 커졌다. 박 대통령 측 법률 대리인단은 지난 12월16일 헌법재판소에 제출한 답변서에서 "탄핵소추안에 기재된 대통령의 헌법·법률 위배 행위는 모두 사실이 아니다"고 주장한 바 있다.

이날은 미국 영국, 일본, 중국 등이 새해 첫날 휴장하면서 유의할 만한 지표가 없다. 서울환시 마감 이후의 유로존 12월 제조업 구매관리자 지수(PMI) 확정치, 독일 12월 제조업 구매관리자 지수 등이 예정돼 있다.

역외 차액결제선물환(NDF) 환율은 약보합권에 머물렀다. 역외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1개월물은 1,207.00/1,208.00원에 최종호가됐다. 이는 최근 1개월물 스와프포인트(0.00원)을 고려하면 지난 29일 기록한 2016년 연말 현물환종가(1,207.70원)보다 0.20원 내린 수준이다. 저점은 1,204.00원에, 고점은 1,208.00원에 거래됐다. (정책금융부 금융정책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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