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새해가 되면 각종 예측이 나온다. 미국 뉴욕 주식시장은 어떻게 될 것이며, 중국 위안화 환율이 어느 방향으로 흘러갈지 각계의 전망이 홍수처럼 쏟아진다. 그러나 1년 뒤 그 예상을 뒤돌아보면 제대로 들어맞은 적이 거의 없다. 새해 초의 기본적인 가정과 주변 환경이 연말까지 유지되는 경우는 거의 없기 때문이다.

작년 한 해 세계 금융시장을 좌우했던 명제는 미국 금리 인상과 달러화의 강세, 미 국채금리의 상승이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본격적으로 기준금리를 올리면서 달러가 상승세를 탈 것으로 전망됐었다. 그러나 연준은 네 차례 인상할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예측과 달리 기준금리를 한번 올리는 데 그쳤고 달러화 가치도 연중 대부분 하락세를 보였다.

연말 기준으로 달러와 미국의 시장금리는 작년보다 오름세를 보였지만 이는 예측했던 변수인 미국의 금리 인상 때문이 아니라 도널드 트럼프의 미국 대통령 당선 때문이었다. 작년 4분기에만 10년물 미국 국채금리(2.44%)는 84.1bp나 올라, 1994년 이후 가장 큰 분기 오름폭을 기록했다. 트럼프가 낙선했다면 시장금리가 지금처럼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진 않았을 것이다.

전망은 예언이 아니기 때문에 맞을 수도 있고 틀릴 수도 있다. 그렇기 때문에 전망에 얽매여 융통성없는 자세로 시장을 대하다가는 큰코다치기 십상이다. 오히려 요즘 시기엔 전망을 잘하는 것보다 대응을 잘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특히 돌발변수에 대한 순발력 있는 대응이 필요하다.

작년에 시장을 놀라게 한 돌발변수는 트럼프의 당선과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투표였다. 모두 정치이슈였고, 투표결과에 대한 예측이 빗나가면서 글로벌 시장이 크게 출렁거렸다. 올해도 못지않은 정치적 변수들이 도사리고 있다. 오는 4월 프랑스 대통령 선거는 브렉시트만큼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 유럽연합 탈퇴를 주장하는 마리 르펜 국민전선 당수가 4월 1차 투표에서 2위권 내에 진입해 5월 결선투표까지 진출하게 되면 시장의 불확실성이 극도로 커질 가능성이 있다. 르펜 당수는 "집권하면 프렉시트(프랑스의 EU탈퇴) 국민투표를 하겠다"고 공언하고 있다. 9월께 치러질 독일 총선은 앙겔라 메르켈 총리가 4연임에 성공할지가 중요하다. EU를 구성하는 양대산맥인 독일과 프랑스의 정치환경 변화가 곧바로 국제금융시장 불확실성으로 연결될 수 있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 취임 후 미국과 중국의 무역 분쟁과 지정학적 갈등이 어떤 방향으로 ?러갈지도 중요하다. 미국은 중국에 대한 환율조작국 지정과 45%의 고울 관세 부과를 예고하고 있고, 중국은 이에 대한 보복조치를 경고하고 있다. 예측대로 양측이 과격한 육박전을 벌일지, 타협 모드로 변할 것인지 시시각각 체크해야 할 것이다.

돌발변수를 제외하면 기본적인 전망은 작년과 비슷하다. 미국 연준은 기준금리를 세 차례 가량 올릴 것으로 예상되고, 글로벌 환율시장은 이를 계속 가격에 반영해나갈 것으로 보인다. 연준의 금리 인상은 6월부터 시작될 것으로 예측되며, 달러화는 대략 전약후강 장세를 맞게 될 것으로 관측된다. 중국의 자금 유출 우려가 지속되며 위안화 가치는 하락할 것이며 아시아 주변국들의 환율에도 지속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국제경제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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