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3일 서울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1,200원대에서 지지될 전망이다.

미국, 유럽, 일본 등이 신년 휴일로 휴장하면서 역외투자자의 달러 매수가 적극적이지 않다. 그럼에도 달러화 1,200원대에서 저점 결제수요와 롱심리가 이어지고 있다.

이날은 중국이 휴장을 마치고 문을 연다. 달러-위안 환율의 흐름을 눈여겨 볼 만하다. 달러-위안 환율은 지난해 12월30일 6.9370위안으로 하락한 채 마감됐다. 6.98위안대로 진입한 후 다음 레벨로 7위안을 바라보고 있지만 중국 외환당국의 강경 대응이 예상되고 있다. 7위안은 사실상 심리적 마지노선이다.

중국 인민은행은 지난해말 달러당 7위안이 깨졌다는 보도에 대해 공식 웨이보를 통해 적극 해명하고 나섰다. 그만큼 7위안대 진입에 대한 경계심이 큰 셈이다. 중국은 외환보유액 3조달러대 붕괴 가능성과 자본유출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지난해와 같은 위안화 약세 리스크가 재차 불거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주목할 부분은 중국 외환당국이 개인별로 1년에 5만달러만 환전할 수 있게 제한을 뒀는데 새해가 되면서 이 한도가 새로 생겼다는 점이다. 춘제를 앞두고 있는데다 환율 상승 가능성을 우려한 중국내 환전 수요가 발생할 경우 위안화 약세 부담이 있다.

이날 서울환시는 중국 위안화 환율에 연동될 가능성이 크다. 주요 해외 시장이 휴장하면서 달러 포지션의 빌미를 찾기 어려운 상황에서 달러-위안 환율이 가늠자가 될 수 있다. 원화는 위안화의 프록시통화로 손꼽히는 통화다. 위안화와 한 바스켓에 담겨있어 위안화 환율에 더욱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다.

중국이 위안화 약세를 용인하면 역외투자자의 위안화 관련 프록시 헤지가 일어나면서 유동성이 풍부한 원화 약세에 베팅할 가능성이 크다. 프록시 헤지(Proxy hedge)는 유동성이 적은 통화와 가장 연동된 흐름을 보이는 유동성 좋은 통화를 대신 거래함으로써 헤지하는 전략을 말한다.

하지만 반대 요인도 고려해야 한다. 중국이 위안화 약세를 용인하지 않고 달러-위안 환율이 하락한다면 달러-원 환율을 무겁게 하는 변수가 될 수 있다. 새해 초 달러 강세 요인이 산적한 상황에서 중국 외환당국에 의한 달러 매도 요인이 발생하는 셈이다.

문제는 트라우마다. 지난해 위안화 약세로 달러-원 환율이 한바탕 치솟은 바 있다. 달러화는 1,245원대로 급등했다. 이 점을 고려할 때 위안화가 약세를 보이는 쪽에 원화가 더 민감할 수 있다. 롱플레이가 상대적으로 편하다는 인식 속에서 위안화 약세가 일어날 경우 지난해 환율 급등의 기억에 시장 참가자들이 달러 매수에 나설 수 있다.

서울환시가 오전중 달러-위안 환율 흐름에 연동된 후 점차 역내 수급에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 오전 10시45분께 중국 12월 차이신 제조업 구매관리자 지수(PMI)도 발표될 예정이다. 역내 수급은 수출업체는 느긋하게 목표 레벨을 두고 대응하는 반면 정유사 결제 수요 등은 적극적으로 나오고 있다.

이날 오후 2시에 2017년 범금융 신년인사회가 열린다. 유일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를 비롯한 금융기관 수장들이 한데 모인다. 한국은행은 이날 오후 4시에 지난 12월15일자 금융통화위원회 의사록을 공개한다. 오는 4일 오전 6시에는 우리나라의 12월 외환보유액이 발표된다.

역외 차액결제선물환(NDF) 환율은 뉴욕, 런던 외환시장의 새해 휴장으로 호가가 없었다. (정책금융부 금융정책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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