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태영 현대카드 및 현대캐피탈 부회장은 중국 법인의 급성장 경험 등을 바탕으로 올해 인도와 브라질에도 현지법인을 여는 등 해외사업 확대에 박차를 가할 계획을 밝혔다.
성장이 정체된 국내 시장보다는 해외에서 한단계 도약의 발판을 마련하겠다는 의지다.
◇中 법인 이익 '괄목상대'…끌리는 해외시장
4일 현대캐피탈에 따르면 현대자동차와 중국 북기투자 등과 함께 지난 2012년 설립한 합작회사인 베이징현대오토파이낸스는 지난해 실적이 두 배가량 급증했다.
베이징현대오토파이낸스의 지난해 3분기 기준 세전이익은 6억2천300만위안(약 1천97억원)을 기록했다.
지난 2015년 연간 세전이익 3억2천3만위안의 두 배 정도 이익을 3분기에 이미 거둬들였다. 2014년에 세전이익이 1억4천만위안이었던 데서 2년이 채 안 되는 기간에 네 배 이상 늘어날 정도로 가파른 성장이다.
특히 현대캐피탈의 지난해 3분기말 법인세차감전순이익이 3천376억원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국내에서 거둬들인 이익의 30%에 육박하는 수익을 중국 법인이 거둔 셈이다.
중국 법인의 할부와 리스 등 자산 증가세도 가파르다. 지난 2014년말 상품자산 잔액이 114억위안이었지만, 지난해 3분기에는 229억위안으로 두 배 급증했다.
이처럼 중국 법인이 급성장하면서 해외사업에 대한 자신감도 한층 배가됐다.
국내 자동차할부 시장이 포화상태에 달해 성장이 정체되고 있는 만큼 국내보다는 해외에서 성장 발판을 마련하겠다는 의지도 읽힌다.
정 부회장은 "올해 국내보다는 해외에서 기회가 더 많을 것"이라며 "해외시장 챙기기에 바쁘다"고 새해 경영 목표를 밝혔다.
◇인도·브라질 법인 연내 출범 추진…해외경영 본격화
현대캐피탈은 중국 법인의 가파른 성장 등을 확인한 만큼 현지법인 확대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정 부회장은 올해 인도와 브라질에서 금융법인 설립을 완료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인도에서는 독자 법인을 출범시키고, 브라질에서는 산탄테르 은행과 합자 법인 설립을 계획하고 있다.
현재 현대캐피탈은 인도와 브라질에 사무소를 두고 있다. 할부금융 등 실질적인 금융업무는 취급하지 않고 금융자문만 제공하는 형태다.
독자법인이나 합작법인 설립이 완료되면 캐피탈 주도로 현지 자동차 할부금융 영업 등을 본격적으로 실시할 수 있다.
현대캐피탈은 지난해에는 처음으로 독일에서 현지 독자 법인인 '현대캐피탈뱅크유럽'을 설립했다.
인도와 브라질 법인이 출범하면 유럽과 중국에 이어 인도, 남미 등 글로벌 전 지역에 거점을 마련하게 된다.
현대캐피탈 관계자는 "인도도 거대 자동차 시장을 갖춘 지역이고, 브라질은 남미 최대의 경제 대국"이라며 "현대, 기아차와 동반 성장할 수 있는 여건이 충분하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법인의 성장 노하우를 인도와 브라질에도 이식할 수 있을 것"이라 "현지 신용 현황 파악 등 초기에는 신중하게 접근해야 하겠지만, 성장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고 덧붙였다.
정 부회장도 "해외사업은 기반이 마련되면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인도 시장은 수천억원대 수익도 예상하고 있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jwo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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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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