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지서 기자 = 대체로 증권사 수장의 명함에는 휴대전화 번호가 없다. 일종의 불문율(不文律)이다.

하지만 자신의 명함에 당당하게 개인 연락처를 공개한 증권사 최고경영자(CE0)가 있어 업계에 회자되고 있다.

유상호 한국투자증권 사장과 주원 KTB투자증권 사장, 권용원 키움증권 사장 등이 그 주인공이다.

이들에겐 `젊고 혁신적인 CEO'라는 평가가 따라다닌다. 직원은 물론 고객과 가까이 소통하길 마다하지 않는 부드러운 카리스마를 실천한다는 뜻이다.

유상호 한국투자증권 사장의 전화번호 공개는 이미 업계에서 유명한 얘기다.

유 사장은 대다수 기관투자자를 직접 만난다. 휴대전화 번호를 담은 명함을 갖고 다니는 가장 큰 이유다.

한국투자증권 한 임원은 "대형사 사장이 개인 정보를 드러내는 게 일반적인 일은 아니지만 워낙 적극적으로 영업하는 스타일이다보니 개의치 않는 것 같다"며 "수시로 직원들과 전자우편으로 이야기 나누는 것도 직원들이 좋아하는 모습 중 하나"라고 언급했다.

주원 KTB투자증권 사장은 여의도의 대표적인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애용가다.

주 사장은 트위터와 페이스북, 전화, 카카오톡 등 모든 통신수단을 적극적으로 사용한다.

개인적인 이야기부터 사회 현상에 대한 담론까지 주 사장과 대화하기는 그리 어렵지 않다.

권용원 키움증권 사장 역시 직원들과 스스럼없이 이야기하기로 유명하다. 권 사장은 이따금씩 사원들과 함께 포장마차에서 '번개'를 즐긴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CEO는 회사 내선번호만 공개하거나 개인 연락처가 적힌 명함을 따로 제작해 사용하는 게 대다수"라며 "숱한 연락이 주는 불편에도 불구하고 그만큼 소통에 대한 의지가 강한 것 아니겠냐"고 귀띔했다.

젊은 세대가 보여주는 리더십은 의외로 소소한 데서 차별화된다.

공교롭게 이들 수장은 모두 60년대 생이다. 명함 한 장에 차별화된 세대 차이 리더십이 나타나고 있다.

jsje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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