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재헌 기자 = 올해 국내 부동산시장이 지방을 중심으로 과잉공급 우려가 본격화한다는 전망이 확산하면서 체감경기가 더 후퇴할 위기다. 다만, 지방의 같은 권역 내에서도 거점도시로 수요가 이동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옥석 가리기가 중요할 것으로 진단됐다.

5일 국토연구원의 부동산시장 소비자 심리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기준으로 전국 주택시장 소비심리지수를 보면 전국 평균은 114.6을 기록했다. 전월보다 10.6포인트 떨어졌다. 정부의 주택 과잉공급을 해결할 의지를 내비치는 정책을 발표하고 가계부채 대책까지 발표된 영향을 받았다.

작년 1월과 비교하면 전국 주택시장 소비심리지수는 0.8포인트 올랐다. 소비심리지수는 설문을 수치화한 통계로 높을수록 주택매매와 전세에 대한 수요가 많고 상승 국면으로는 본다는 의미다. 작년 막판의 분위기에 따라 연중 하향세로 나타날지 결정된다.

일부 지방에서는 이미 연초대비 부진한 모습을 보인다. 울산은 지난 11월 주택시장 소비심리지수(105.8)가 올해 1월(113.9)보다 8.1포인트 떨어졌다. 강원(127.5)과 충북(104.2)도 각각 연초대비 3.4포인트, 2.9포인트 하락했다. 강원의 지난해 11월 소비심리지수는 전국 평균을 웃돌긴 하지만, 흐름이 부정적이다.

다만, 이들 지역에서도 거점도시를 중심으로 수요가 꾸준한 모습이 지난달 포착됐다.

지난달 중순에 청약이 진행된 울산 송정지구 한라비발디 캠퍼스는 1순위 청약경쟁률이 24.6대 1을 기록했다. 강원도의 춘천 e편한세상 춘천 한숲시티 1회차는 14.4대 1을 나타냈다. 충북 청주 가경 아이파크도 13.3대 1로 선전했다.

울산의 다른 지구에서 1순위 청약이 미달하는 아파트가 나오고 강원도 강릉과 동해의 1순위 청약경쟁률은 최대 2.1대 1을 넘지 못했다. 충북 진천에서도 청약자를 거의 받지 못하는 등 지역 내 입지가 더 중요해진 셈이다.

이상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부산 대구, 울산, 광주 등 지방 주요 도시들은 장기간에 걸친 공급증가요인에도 계속된 신규주택 수요가 발생하고 있다"며 "춘천과 청주 등 광역시보다 규모가 작지만, 지역거점 도시에 공급되는 신규주택을 분양결과가 양호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전했다.

이어 "이달 전반적인 주택 분양 분위기는 설 연휴로 단기 휴지기를 맞으면서 업체와 소비자 모두 시장 분위기 파악에 서두를 것이다"고 덧붙였다.

jhlee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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