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연합인포맥스) 김대도 기자 = 유일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최근 정치권을 중심으로 줄기차게 요구되고 있는 올해 1분기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에 대해 "필요하다면 피하지 않겠지만 2월은 시기상조"라고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유 부총리는 5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추경 요구는 경기 하방 위험이 너무 커서 나오는 것으로, 그런 맥락에서 본다면 1분기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추경이라는게 불가피한 측면이 있겠지만 원론적으로 정상적인 것은 아니고, 본예산에 담는 게 원칙"이라며 "지표에 따라 추경여부를 결정하는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1분기 상황은 봐야하다"고 재차 강조했다.

다음주 미국 뉴욕에서 개최할 한국경제 설명회(IR)에서는 탄핵정국 등 정치리스크가 경제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겠다고 설명했다.

유 부총리는 "정치적 상황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최대한 줄이겠다는 설명을 분명히 하겠다"며 "탄핵 소추안이 표결되기 며칠전에 올해 예산을 법정 시한안에 통과시켰고 지금 정치인들도 정치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하겠는데 동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정국 불안이 지속되는게 소비심리에 결코 좋을리 없지만 최소화 노력을 하겠고, 충분히 가능하다고 본다"며 "여야도 같은 생각이고, 그런 부분을 (해외 투자자에)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일호 부총리는 한국경제 설명회에 이어 로이드 블랭크페인 골드만삭스 최고경영자(CEO)와 스티븐 슈워츠먼 블랙스톤 회장(대통령전략정책포럼 위원장)을 만날 계획도 공개했다.

그는 "월가 CEO를 만나 우리나라 펀더멘털이 견조하는 것을 적극 홍보하겠다"며 "통상 골드만삭스 출신이 미국 재무장관이 많이 됐는데, 블랭크페인이 새정부 핵심 인사들과 가교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어 "슈워츠만 블랙스톤 회장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전략정책포럼 자문단 위원장으로, 우리 경제정책방향을 간접적으로 전달하는 기회가 될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최근 중국 정부의 전세기 운항 불허 등 사드 (THAADㆍ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와 관련된 중국의 조치에 대해서는 공식적으로 대응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전했다.

그는 "중국이 공식적으로는 사드 때문이 아니라고 부인하고 있다"며 "판단컨대 연관 있는게 아닌가 하지만 대응하기가 쉽지 않다"고 토로했다.

그는 "전반적인 기조에 대해 외교당국이 앞장서야 한다. 어떤 사안에 대해서는 산업부가 설득하고 그런 조치를 해야 하고"면서도 "범 부처적으로 팀을 구성한다고 하면 이슈가 오히려 부각될 가능성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의 환율 조작국 지정 우려에 대해서는 가능성이 크지 않다고 내다봤다.

유 부총리는 "최근 법에 의하면 세가지 지정 기준 가운데 두가지만 해당한다. 우리는 떳떳하게 아니하고 말할 수 있다"며 "또 예전 법은 코에 걸면 코걸이 식인데, 미국은 그 방법으로는 대응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갑자기 어떤일이 벌어지 모르는게 국제관계이기 때문에 우리는 (환율조작국이) 아니라는 것을 계속 설명해야 한다"며 "셰일가스를 수입하는 등 대미 경상수지 흑자를 줄이는 노력을 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작년 7월 이래 열리지 않고 있는 무역투자진흥회의는 다시 열 계획이고, 통상 2월중에 있는 정기인사에서 사무관ㆍ서기관ㆍ과장급 인사는 진행하겠다는 말도 있었다. 청탁금지법에 대한 보완방안도 마련하고 있다는 언급도 했다.

그는 1년 동안 부총리 직에 있었던 일들을 회상하면서 "작년 취임사에 백병전 불사하겠다고 했는데 진짜 한 것 같기도 하다"며 "작년 이맘때 중국발 금융불안부터 시작해서 북한 핵도발과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미국 대선, 정국 불안, 조류인플루엔자(AI)까지 비상상황이 상시 대응이 됐다"고 소회했다.

그는 "돌이켜 보니 경제지표가 뚜렷히 좋은 것이 없다. 목표 성장률을 하회하는 올해 2.6%에서 예상하고 있는데, 그런 부분이 첫째로 아쉽다"며 "노력을 많이 한 것은 대내외 리스크 대응으로 경기 하방 리스크를 최대한 막아보려 했다는 점이다. 신산업 투자도 했고, 구조조정에 대해 여러 평가 있지만, 가속화하는건 하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유 부총리는 "올해 상황은 솔직히 더 어렵고 힘든 싸움이라고 말할 수 있다"며 "그렇게 될지는 두고봐야 겠지만 미국 금리 인상 전망이 3회라는 자체가 금융시장에 영향이 크고, 또 신정부가 통상정책을 어떻게 할지도 큰 이슈가 될 것이다. 하나하나가 초대형 이벤트"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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