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다정 기자 = 새해 첫 주 글로벌 자금이 지표 호조와 새 정부 정책 기대감에 미국으로 빠르게 쏠리는 모습이다.

미국의 주식형 펀드는 도널드 트럼프의 미국 대통령 당선 이후 꾸준히 자금 유입세를 보인 가운데, 지난해 12월 제조업 지표도 긍정적으로 발표되면서 새해 첫 주 뭉칫돈이 밀려들었다.

9일 시장조사기관 이머징포트폴리오펀드리서치(EPFR)가 작년 12월 29일부터 올해 1월 4일까지 글로벌 주식형 펀드와 채권형 펀드의 자금 유출입 내역을 분석한 결과, 선진국의 주식형 펀드로 총 60억6천200만달러가 유입됐다.

이 가운데 북미 지역에만 60억1천100만달러가 들어오며 자금 유입을 주도했다. 글로벌(Global·선진국 전역에 투자)로는 13억7천600만달러가 들어왔다. 반면, 아시아·태평양 지역은 12억1천500만달러, 서유럽 지역은 1억1천만달러가 빠져나갔다.

김수명 삼성증권 연구원은 "북미 지역은 11월 이후 급격한 자금 유입을 이어가며 이미 작년 유출금액을 회복한 상태"라고 말했다.

지난주 제조업 지표가 호조를 보이고, 새 정부에 대한 정책 기대감에 뉴욕 증시가 상승한 영향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공급관리협회(ISM)는 12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전월 53.2에서 54.7로 상승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월스트리트저널(WSJ) 조사치 53.6을 웃돈 것이다.

정보제공업체 마르키트도 신규 수주 증가와 재고 축적이 고용 증가로 이어지며 12월 미 제조업 PMI 확정치가 전월 54.1에서 54.3으로 올랐다고 발표했다. 이는 21개월래 최고치다.

김 연구원은 "글로벌 펀드의 경우 미국 증시의 상승과 함께 미국지역 주식의 비중 확대가 늘어나면서 자금 유입이 증가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전했다.

선진국의 채권형 펀드도 북미 지역 중심의 자금 유입이 이어지며 총 42억8천900만달러가 들어왔다.

북미 지역으로 24억9천900만달러, 서유럽 지역으로 15억5천100만달러, 아시아·태평양 지역으로 2억8천200만달러가 들어왔다. 반면, 글로벌에선 4천200만달러가 빠져나갔다.

미국의 국채 금리 상승세가 진정되면서 북미와 서유럽 지역을 중심으로 채권형 펀드에 자금이 유입된 모습이다.

한편, 신흥국의 주식형 펀드는 자금 유출세를 이어갔고, 채권형 펀드는 8주 만에 유입세로 전환했다.

신흥국의 주식형 펀드에선 일본을 제외한 아시아에서 4억5천800만달러, 이머징 전반에 투자하는 GEM 펀드에서 2억1천600만달러가 빠져나갔다. 중남미 지역으로는 4천700만달러, EMEA(Europe, Middle East, Africa)로는 8천900만달러가 들어왔다.

김 연구원은 "신흥국의 주식형 펀드에선 전주 대비 자금 이탈 규모는 줄어들었지만, GEM 펀드와 신흥아시아 지역 펀드에서 유출세를 보이며 위험자산에 대한 투자심리는 여전히 위축된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신흥국의 채권형 펀드에선 GEM 펀드로 16억3천600만달러, 중남미 지역으로 2억3천100만달러, EMEA로 1억1천600만달러가 유입됐다. 일본을 제외한 아시아에선 2천만달러가 빠져나갔다.

dj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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