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6개월 연속 감소세



(서울=연합인포맥스) 윤영숙 기자 = 중국의 외화보유액이 6개월 연속 줄어들며 심리적 지지선인 3조 달러를 밑돌 가능성이 커졌다.

7일(현지시간) 중국 인민은행은 작년 12월 말 기준 중국의 외환보유액이 3조105억 달러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이는 전달보다 411억 달러가량이 줄어든 것으로 작년 11월의 감소 폭 690억6천만 달러보다는 줄어들었지만, 6개월 연속 감소해 자본유출이 지속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중국의 외환보유액은 작년 한 해에만 3천198억 달러가 줄어들었으며 역대 최대였던 2014년 6월(3조9천900억 달러) 대비 1조 달러 가까이 감소했다.

인민은행 산하 국가외환관리국(SAFE)은 이날 성명에서 외환보유액이 줄어든 것은 위안화를 안정시키려는 당국의 노력 때문이었다고 설명했다.

즉 위안화 절하를 방어하기 위해 외환을 소진한 것이 외환보유액 감소의 주요 원인이었다는 설명이다. 또 달러화의 대유로화 강세 등으로 비달러자산의 가치가 하락한 점도 외환보유액 감소의 원인으로 지목했다.

인민은행은 위안화가 너무 가파르게 하락하는 것을 막기 위해 외환보유액을 사용해 위안화를 방어해왔다.

작년 4분기에만 위안화는 달러 강세와 자본유출 등으로 미 달러화에 4%가량 급락했다. 이에 따라 인민은행은 기준환율에서 위안화를 강세 쪽으로 고시하고 홍콩에서 위안화 유동성을 흡수해 역외에서의 위안화 매도 베팅을 억제했다.

인민은행은 이날 올해의 주요 업무를 정리한 성명에서 "선제적으로 안내하고 시장 기대를 안정시켜, 위안화를 합리적인 수준에서 기본적으로 안정적으로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작년 12월 중앙경제공작회의에 포함된 성명에 나타났던 "위안화의 유연성을 확대한다"는 표현은 없고, 대신 위안화 가치를 결정할 때 시장 지향적 체계를 추가로 더 개선할 필요성이 있다고 언급했다.

외환보유액 감소에 대한 투자자들의 우려가 커지자 정부 당국도 이를 의식한 듯 지속해서 시장의 우려를 차단하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이다.

앞서 신화통신에 따르면 익명의 한 정부 관리는 외환보유액의 특정 수준에 대해 너무 초점을 맞출 필요가 없으며 외환보유액이 계속 시장에 유동성을 지급할 수 있고, 외부의 충격을 완충할 수 있는 정도인지에 관심을 둬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중국의 외환보유액은 이러한 관점에서 충분한 수준이며 특정 수준 아래로 떨어진다고 해서 반드시 위기가 오는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중국 당국이 외환보유액 3조 달러를 방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주닝(朱寧) 칭화대학교 금융학 교수는 "외환보유액이 계속 줄어들어 만약 대외결제 요건을 충족할 수 없는 수준이 된다면 중국이 무엇을 할 수 있겠느냐"라며 인민은행에 위안화 방어를 중단해 더는 외환보유액 소진은 막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3조 달러가 붕괴하더라도 중국이 적정 외환보유액을 유지한다면 큰 문제가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의견이다.

하지만 심리적 지지선인 3조 달러가 붕괴하면 헤지펀드들의 공격이 거세져 자본유출이 가속화될 가능성도 있다.

2015년 말 자료를 기준으로 국제통화기금(IMF)은 중국의 외환보유액이 1조7천500억 달러에서 2조8천200억 달러가 유지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단은 중국이 위안화 하락을 방어하기 위해 자본통제에 나설 경우, 상단은 자본통제가 없을 때를 가정한 수준이다.

그러나 중국 사회과학원 이코노미스트들에 따르면 광의통화(M2) 대비 외환보유액 비율로 계산할 경우 중국은 2조1천300억 달러~4조2천600억 달러가량의 외환보유액이 필요하다.

즉 계산법에 따라 오차가 있지만, 2조1천억~2조8천억 달러가량의 외환보유액은 유지돼야 하는 셈이다.

UBS의 왕 타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인민은행은 너무 오랫동안 위안화 환율을 방어하기 위해 외환보유액을 사용했으며, 위안화의 점진적 하락은 신뢰를 서서히 무너뜨릴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중국은 수입품 결제와 대외부채를 갚을 충분한 외환보유액이 있지만, 오랫동안 위안화를 방어할 외환은 충분하지 않다"라며 "환율을 관리할 다른 방법을 찾기 전에 외환보유액을 모두 고갈시켜서는 안 된다"라고 주장했다.

왕 이코노미스트는 올해 말 위안화가 달러당 7.3위안까지 하락하고 중국의 외환보유액이 계속 줄어들겠지만, 다만 연말까지 외환보유액은 2조7천억 달러는 웃돌 것으로 전망했다.

한편, 일각에서는 변동환율제도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변동성은 불가피하다는 점에서 3조 달러 붕괴에 큰 의미를 두지 말 것을 조언했다.

초상증권의 시에 야오쉬안 리서치 대표는 외환보유액이 3조 달러를 밑도느냐 밑돌지 않느냐를 논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고 조언했다.

그는 "3조 달러를 방어할 필요가 없다"라며 "위안화가 자유롭게 움직일 때까지 위안화의 큰 변동성은 불가피하며 시장은 이러한 변동성에 아직 익숙해지지 않은 것"이라고 말했다.

ys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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