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9일 서울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1,200원 위로 다시 상승할 것으로 전망된다.

새해 벽두부터 차익실현, 롱스톱 등으로 롱포지션을 정리한 시장 참가자들이 달러를 매수할 여력이 생겼다. 달러화는 1,200원선 언저리에서 롱플레이가 집중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주말 발표된 미국 비농업부문 고용지표는 시장 기대치에는 못미쳤다. 그럼에도 시장참가자들의 시선은 고용지표 자체보다 임금 상승률에 집중됐다.

12월 미국의 비농업부문 고용은 15만6천명(계절 조정치) 증가했다. 이는 시장 예상치인 18만3천명 증가보다 적은 수준이다. 그렇지만 12월 시간당 임금이 전년대비 2.9% 올라 지난 2009년 6월 이후 최대폭 상승했다. 물가 상승과 미국 금리인상 기조에 힘을 실어주는 대목이다.

글로벌 달러가 다시 달릴 채비를 하고 있다. 게다가 외환시장의 롱포지션은 지난 5일 20원 넘게 하락할 때 한 차례 정리돼 가벼워진 상태다. 지난 6일 위안화 약세로 오른 달러화 롱플레이가 미국 금리 인상 전망에 힘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달러화가 개장초부터 1,200원선으로 갭업될 여지도 있다. 이 레벨도 지난해 연말 종가인 1,207.70원보다 낮은 수준이다. 매수하기에 그리 높은 수준은 아니다.

추가 상승을 부추길 변수로 오는 11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 기자회견과 12일 재닛 옐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의 첫 연설이 꼽힌다. 미국 재정정책 확대와 금리인상 전망이 불거지면서달러 매수를 촉발할 수 있다.

특히 트럼프 당선인의 연설이 시장의 예상대로 재정정책 확대 방침을 유지하거나 옐런 의장의 발언이 금리 인상 속도가 가파를 것이라는 쪽으로 나오면 달러 강세는 재차 탄력을 받을 수 있다. 서울환시는 두 이벤트를 앞두고 롱플레이가 우세한 양상을 이어갈 전망이다.

다만, 최근 서울환시에서 1차 저항선으로 꼽히던 1,210원선 부근은 다시 경계의 영역이 될 수 있다. 외환당국의 스무딩오퍼레이션이 눈에 띄게 나오지는 않지만 심리적으로 부담이 나타날 수 있다.

하지만 트럼프와 옐런이 합쳐진 미국 달러강세 요인이 뒷받침된다면 예전과 같은 1,210원선 저항은 차츰 해소될 수 있다.

중국 외환보유액 3조달러선도 주목할 만하다. 이는 심리적 지지선으로 인식되고 있다. 중국이 달러 강세, 위안화 약세 방어를 위해 외환보유액을 과도하게 사용한 셈이어서 자칫 투기세력이 달라붙을 가능성도 있다.

자본유출과 위안화 약세가 합쳐지면 달러 매수가 일어날 수 있다. 서울환시도 달러-위안 환율에서 눈을 떼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3조달러선 붕괴 이후에도 위안화 흐름이 안정적이라면 시장 영향은 제한될 수 있다.

이날부터 오는 13일까지 유일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미국에서 한국경제 설명회를 갖는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국제결제은행(BIS) 1월 총재회의로 지난 6일부터 오는 10일까지 스위스바젤 출장에 나섰다.

역외 차액결제선물환(NDF)환율은 상승했다. 역외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1개월물은 1,202.50/1,203.00원에 최종호가됐다. 이는 1개월물 스와프포인트(+0.10원)를 고려하면 전일 현물환 종가(1,193.00원) 대비 9.65원 오른 수준이다. 저점은 1,191.80원에, 고점은 1,202.50원에 최종호가됐다. (정책금융부 금융정책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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