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정선미 특파원 = 월가 전문가들은 26일(현지시간) 마리오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의 발언이 시장의 판도를 바꾸는 게임 체인저(game changer)의 역할을 했다고 진단했다. 다만, 이들은 ECB가 실제로 시장을 구제하고자 나서는지는 두고 봐야 할 것이라고 유보적인 평가를 내렸다.

ING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의 폴 젬스키 최고투자책임자(CIO)는 "드라기 총재의 발언은 ECB가 스페인과 이탈리아의 국채를 매입할 권한을 다시 부여했기 때문에 게임체인저의 역할을 했다"면서 "투자심리를 크게 호전시켰다"고 평가했다.

찰스슈왑의 리즈 앤 손더스 수석 스트래티지스트는 "드라기 총재의 발언은 매우 중요한 것이다"라면서 "시장에서는 드라기 총재와 같은 핵심적인 인물이 필요한 일이라면 어떤 일이든 하겠다고 확실히 언급하는 것을 기다려왔다. 만약 ECB가 유로존을 구하고 싶다면 진정한 양적 완화가 개입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글로벌 파이낸셜의 크리스티안 버텔센 애널리스트는 "드라기 총재의 언급은 매우 강력했으며 이는 분명히 시장의 패닉을 떨쳐버리려는 의도였다"고 말했다.

빙험오스본앤스카보로의 리처드 골린스키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이날 주가 상승세는 모두 드라기 총재의 발언 때문이었다면서 드라기 총재는 적어도 ECB가 추가 조처에 나설 준비가 됐다는 것을 암시했으며 더 나아가서는 미국처럼 양적 완화에 나설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드라기 총재의 발언은 이날 주가를 크게 지지했지만 동시에 시장의 밑바탕에는 비관론이 깔려있다. 누군가가 나와서 어떤 얘기를 해야 하는 시점이었지만 진짜 문제는 ECB가 정말로 정책을 발표할 준비가 돼 있느냐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코니퍼증권의 릭 피어 이사는 "누구도 드라기 총재의 발언을 무시하지는 않겠지만 지금 투자자들은 매수가 아니라 숏커버링에 나서고 있다"면서 "또 드라기 총재의 발언으로 글로벌 경기 둔화 문제가 바뀌는 것도 아니다. 중앙은행들의 공조조치만이 장기적으로 효과적이겠지만 최종적으로 주식을 매수할 이유는 되지 못한다"고 말했다.

smjeong@yna.co.kr

(끝)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