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27일 서울채권시장은 미국 주가와 채권금리가 동반 상승한 데 따라 약세 흐름이 연장될 것으로 보인다.

주요 중앙은행들의 경기 부양책에 대한 기대감도 채권시장에는 약세 요인이다. 위험자산에 대한 선호도를 높일 수 있는 부분이기 때문이다.

간밤에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는 유로존 지원 의지를 강력하게 시사했다. ECB가 국채 매입을 재개하려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됐다. 다음주 예정된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도 경기 부양을 위한 추가 대책이 나올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채권금리가 단기간 낙폭이 컸던 상황에서 일부 약세 재료가 부각돼 되돌림 압력은 나타날 수 있는 시점이다. 그러나 금리가 오르면 사겠다는 저가매수 심리가 여전히 강해 상승폭은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의 외국인 매매 패턴은 채권시장의 이런 심리를 잘 보여주는 사례다.

외국인은 전일 2천889억원어치의 원화채권을 순매수했다. 일별로 평균 1천억원 안팎의 채권을 사들이던 외국인이 금리 상승을 매수 기회로 활용한 셈이다.

특히 레벨 부담이 컸던 국고채 3년물을 집중적으로 사들인 것이 눈에 띈다.

외국인은 전일 국고 3년 지표물과 경과물을 2천358억원어치 순매수했다. 국고 3년물만 기준으로 하면 작년 12월 이후 최대치다. 연일 급락세를 보이던 3년물이 전일 모처럼 상승하면서 매수 기회를 준 것으로 풀이된다.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는 이날 '7월 경제동향간담회'에서 급격한 대외여건 변화로 정책의 일관성을 갖기 어렵고 시장과의 소통도 문제가 생긴다고 말했다.

최근 한은 안팎에서 쏟아지는 비판을 의식한 발언으로 보이지만, 당장 8월 금융통화위원회의 통화정책 방향도 가늠할 수 없다는 점을 시사한 것이어서 추가 기준금리 인하 시기에 대한 판단은 더욱 어려워질 전망이다.

▲美 주가.금리 되돌림 상승 = 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는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가 유로존 지원 의지를 강력하게 시사함에 따라 상승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대비 211.88포인트(1.67%) 오른 12,887.93에 거래를 마쳤다.

드라기 총재는 이날 런던의 한 투자 콘퍼런스에 참석해 "주어진 권한 안에서라면 ECB는 유로화를 지키고자 그 어떤 조치라고 취할 것"이라며 "정말로 그것으로 충분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다만 유로화를 지키려고 하겠지만 ECB의 권한 안에서만 행동할 것이며 회원국 정부를 대신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시장에서는 스페인 국채금리가 사상 최고치를 나타냄에 따라 ECB가 국채 매입을 재개할 의지를 시사했다고 평가했다.

미국의 경제지표가 예상보다 긍정적으로 나온 것도 투자자들을 안심시켰다.

지난주 미국의 실업보험 청구자수는 급격히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 노동부는 지난주 실업보험 청구자수가 3만5천명 줄어든 35만3천명(계절조정치)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지난 3월 21일 이후 최저 수준이다.

지난 6월 미국의 내구재 수주실적은 항공기 수요 급증에 힘입어 예상치를 웃도는 증가세를 보였다.

미 상무부는 6월 내구재 수주가 1.6% 늘어난 2천216억3천만달러(계절 조정치)를기록했다고 발표했다. 다우존스에 따르면 애널리스트들은 0.6% 상승했을 것으로 전망했다.

펜딩 주택판매는 그러나 차압주택과 저가 주택 재고 감소 영향으로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전미부동산중개인협회(NAR)는 6월 펜딩 주택판매지수가 전월 수정치인 100.7보다 1.4% 낮아진 99.3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미 연방준비제도(Fed)가 이르면 다음 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경기 부양을 위한 추가 대책을 발표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메릴린치는 Fed가 다음 주에 기준금리를 '적어도 2015년 후반까지' 현 수준으로 유지하겠다는 발표를 할 것으로 예상했다.

미국 국채가격은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의 발언과 스페인 국채금리 하향 안정을 위한 노력이 부각돼 떨어졌다.

미 10년만기 국채금리는 전일보다 4bp 높아진 연 1.436%를 나타냈다.

(정책금융부 채권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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