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호 기자 = 일본공적연금(GPIF)과 미국 캘리포니아 공무원연금(캘퍼스·CalPERS) 등 해외 주요 연기금들은 장기 수익률 관점에서 사회책임투자를 확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연기금들도 안정적인 재원 확보와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사회책임투자에 더 많은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1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GPIF는 사회공헌을 하는 기업에 우선적으로 투자하는 체계를 도입하기로 했다.

GPIF는 올해 안에 환경, 사회, 지배구조(ESG: Environmental, Social, Governance)등의 공헌도가 높다고 판단한 기업의 주가를 지수화해 투자한다. GPIF는 ESG를 투자척도로 삼으면 장기운용 수익률이 높아지고, 자연스럽게 기업 투명성도 강화하고 건전한 성장을 유도하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미국 캘퍼스는 총 10억500만달러(약 1조2천억원) 가량의 사회책임투자를 집행하고 있으며, 기업지배구조 지침을 제정하고 주주권리를 침해한다고 판단되는 기업의 목록을 만들어 발표했다.

노르웨이 국부펀드(GPF)는 ESG의 모든 요소를 고려해 리스크관리를 하고 있으며, 주주총회나 기업연계활동을 통해 사회책임투자를 실천하고 있다. GPF는 기업의 부정부패가 장기적으로는 기업의 가치를 훼손한다는 원칙에 따라 14개 회사에 시정권고 조치를 했고, 부정부패를 이유로 중국 회사 ZTE를 투자 목록에서 제외했다.

세계 책임투자 규모는 지난 2014년 기준 21조3천580억 달러로 총 운용자산 대비 책임투자 비중은 2012년 21.5%에서 30.2%로 8.7%포인트 증가했다. 유럽의 경우 전체 투자액의 절반인 58.8%를 책임투자로 수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의 ESG 요인을 고려해 투자하는 뮤츄얼펀드의 수는 지난 2012년 333개에서 2014년 456개, 자산규모는 2012년 6천410억 달러에서 2014년 1조9천200억 달러로 각각 증가했다.

해외 연기금들은 단순히 윤리적 요소만을 고려하는 것이 아니라, 장기 재무적 관점에서 개별 기업의 리스크를 회피하고 보유 자산의 장기적 가치 극대화를 도모하는 전략으로 사회책임투자를 활용한다.

브리티시 페트롤리엄(BP)의 원유 유출 사고나 폭스바겐 리콜, 옥시 사태와 같이 기업이 직면할 수 있는 비재무적 리스크를 사회책임투자를 통해 피할 수 있고, ESG 지표가 높은 기업이 장기 존속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국내 연기금들도 국민연금과 공무원연금, 사학연금 등에서 사회책임투자를 진행 중이나 투자가 활성화되지 못했고 국내 일부 주식 위탁투자로만 이뤄지고 있는 실정이다.

박재위 신한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옥시 사태 등을 거치면서 연기금이 사회책임투자를 늘릴 개연성은 충분하다"며 "사회책임투자는 사회환원적 요소뿐만 아니라 장기적 성과에도 도움이 된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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