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11일 서울외환시장에서는 달러-원 환율 1,200원선을 두고 눈치보기 장세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취임을 앞두고 기자회견을 할 예정인 가운데 또다시 '트럼프 리스크'가 부각할지에 관심이 쏠릴 것으로 보인다.

시장은 트럼프가 어떤 '폭탄 발언'을 쏟아낼지 모른다는 그 자체를 가장 큰 리스크로 보고 있다. 이러한 불확실성은 달러 매수로 불거질 수 있다.

그동안 트럼프 리스크는 랠리로 나타났다. 트럼프의 재정정책 확대 추진 전망에 뉴욕증시와 미 달러는 고공행진을 펼쳤다. 미 금리 인상 속도가 가팔라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달러 매수에 힘을 실었다.

하지만 트럼프 이슈가 달러 매수라는 공식으로 단순한 접근법으로 보기에는 불확실성이 크다. 대통령 후보로서의 돌출 발언이 1막이었다면 이제는 대통령이 된 트럼프의 정책이 2막이다.

자리가 사람을 만든다고 했다. 과거 공약 차원에 머물렀던 트럼프의 말이 실현 단계로 접어들면서 좀 더 현실적인 카드를 꺼내들 가능성이 크다. 재정 확대 정책에 대한 현실적 부담에 더해 중국과의 교역마찰에서 유리한 것은 무엇인지, 달러와 위안화의 흐름을 어떻게 판단해야 할 지 등 실리성이 강화할 수 있다.

이날 서울환시에서 달러화는 1,200원선에서 조심스러운 달러 매수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주목할 만한 점은 트럼프의 취임 전부터 미국과 중국의 환율전쟁이 본격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트럼프의 보호무역주의 정책은 1차로 중국을 겨냥했다. 지난 1985년 미국 플라자합의로 일본 엔화와 독일 마르크화가 절상 국면을 맞았듯 이번에는 중국이 대상이 될 수 있다.

중국에 대한 환율조작국 지정 가능성에 위안화는 약세 국면을 면치 못하고 있다. 하지만 만약 트럼프가 취임 후 플라자합의와 유사한 협상을 시도한다면 중국의 위안화 절상 가능성은 다시 전면에 부상할 수 있다. 원화를 비롯한 신흥국 통화 환율을 다시금 위안화 연동 장세로 몰아넣으며 환율 변동성을 키울 수 있는 요인이다.

외환시장은 트럼프의 기자회견 발언 중 재정확대와 환율조작국 발언을 저울질할 가능성이 크다. 재정확대에 무게가 실린다면 달러 강세가 지속될 수 있다. 하지만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할 수 있다는 발언이 부각된다면 달러화는 하락 국면을 보일 수 있다. 이에 서울환시가 1,200원선에서 트럼프 기자회견을 앞두고 좁은 레인지 장세를 보일 가능성이 크다.

서울환시는 상반기 1,200원대 환율을 바라보는 전망이 우세하다. 그렇지만 적극적으로 달러를 사기에는 부담이 크다. 달러-위안 환율과 달러-엔 환율을 살피며 롱플레이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달러-위안(CNH)환율은 6.9059위안으로 소폭 하락했고, 달러-엔 환율은 115.80엔으로 올랐다. 트럼프 리스크에 달러 매수에 나선 후에도 과도한 포지션 플레이는 제한될 가능성이 크다.

역외 차액결제선물환(NDF) 환율은 상승했다. 역외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1개월물은 1,201.00/1,202.00원에 최종호가됐다. 이는 최근 1개월물 스와프포인트(+0.05원)를 고려하면 전일 현물환 종가(1,194.60원) 대비 6.85원 오른 수준이다. 저점은 1,197.50원에, 고점은 1,202.00원에 거래됐다. (정책금융부 금융정책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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