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지서 기자 = 차기 우리은행장에 전ㆍ현직 대표급 인사들이 대거 지원하면서 이들의 면면에 금융권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11일 오후 12시에 마감된 우리은행 은행장 공모에 11명의 지원자가 출사표를 던졌다.

이광구 우리은행장과 이동건 우리은행 영업지원그룹장을 제외한 9명의 지원자는 최근 5년래 우리은행이나 우리금융지주, 계열사에서 대표급으로 활약했던 인물이다.

앞서 우리은행 행장추천위원회는 전ㆍ현직 임원 차별 없이 재임 시절 기록한 경영성과를 바탕으로 도덕성, 리더십, 사회성, 미래비전 제시 능력 등을 공정하겠다고 밝혔다.

이광구 우리은행장이 가장 유력한 차기 행장으로 관측되고 있다. 우리은행 민영화에 성공한 현직의 프리미엄을 무시할 수 없어서다.

이 행장은 천안고와 서강대를 나와 1979년에 상업은행에 입행했다. 홍콩지점장과 개인영업전략부장, 경영기획본부 부행장 등을 지내면서 행 내에서 해외, 영업, 전략 등 다양한 부문을 두루 거쳤다.

최근 상업은행 출신이 지속해서 행장에 선임되는 데 대한 내부 반감이 이 행장의 유일한 약점이다. 하지만 지난해 3분기만에 2015년 한 해 동안 기록한 당기순이익 1조를 달성하는 어닝서프라이즈를 기록하는 등 탁월한 경영성과를 입증했다는 데 대해선 이견이 없다.

현재 우리은행의 2인자로 평가받는 이동건 부행장도 영업지원그룹을 총괄하며 개선된 실적의 기틀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가장 눈길을 끄는 전직 임원은 김승규 전 우리금융지주 부사장과 김병효 전 우리프라이빗에쿼티 사장이다.

김승규 부행장은 안동고와 성균관대를 나와 1979년 우리은행 전신인 한일은행에 입행했다. 재무기획부장과 검사실장, 강남2영업본부장을 지내고 우리금융지주 전략·재무담당 부사장을 역임했다.

김 전 부사장은 지난해 3월까지 경영지원을 총괄하며 전직 후보군 중 가장 최근까지 우리은행에 몸담았다. 당시 그는 중동 국부펀드를 방문하는 등 사실상 우리은행 민영화를 물밑에서 주도했다.

지난 2014년 행추위에서도 이광구 행장과 함께 최종 행장 후보에 올랐던 그는 지금도 가장 유력한 후보 중 한 명이다.

김병효 전 우리프라이빗에쿼티 사장 역시 내부에서 유력한 행장 후보로 손꼽는 인물이다.

김 전 사장은 경동고와 한국외국어대학교를 나와 1981년 한일은행에 입행했다. 우리아메리카은행 지점장과 주택금융사업단장, 글로벌사업본부장, 경영기획본부장, HR 본부 부행장 등을 역임했다.

다양한 계열사를 두루 거친 것도 강점 중 하나다.

그는 2013년 우리아비바생명보험 대표이사 사장을 지낸 뒤 2015년 우리프라이빗에쿼티로 자리를 옮겼다. 은행과 보험, 대체투자 등 다양한 시장에서의 영업 경험을 바탕으로 향후 지주사 체제로 전환될 우리은행에 다양한 미래비전을 제시할 수 있다는 점이 장점으로 평가받고 있다.

김양진 전 우리은행 수석부행장과 윤상구 전 우리금융지주 전무, 조용흥 전 우리아메리카은행 은행장도 후배들의 신망이 두터운 후보군이다.

김양진 전 수석부행장은 휘문고와 서울대를 나와 1983년 한일은행에 입행했다. 우리은행에서 런던지점장, 중앙기업영업본부장, 준법감시인, 업무지원본부장, 수석부행장 등을 지내다 우리금융지주 전무로 자리를 옮겼다.

지주 시절 미래전략본부 부사장을 겸임했던 그는 글로벌과 기획 전문가로 분류된다. 현재는 BC카드 상임감사를 역임하고 있다.

윤상구 전 우리은행 부행장은 대광고와 연세대를 나와 1980년 한일은행에 입행한 뒤 강남2영업본부장과 영업지원본부장, 중소기업고객본부장을 지냈다.

이후 2009년에는 우리금융지주 전무를 역임하며 우리사주조합을 통한 민영화 작업에 참여했고, 같은 시기 우리투자증권 비상근이사로도 활동하며 계열사 간 시너지 강화를 위해 노력했다.

조용흥 전 우리아메리카은행 은행장은 2015년 한국이지론 대표이사를 역임하며 최근까지 금융권에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그는 우리은행 신용리스크팀과 여신정책팀, 뉴욕지점장을 거쳐 전략영업본부장, 시너지추진실장, 경영기획본부장 등을 역임하며 해외 영업에 능통한 엘리트로 평가받고 있다.

그 밖에 이경희 전 우리펀드서비스 사장과 이병재 전 우리파이낸셜 사장, 이영태 전 우리금융저축은행 은행장, 오순명 전 우리모기지 사장 등도 재임 시절 후배들에게 신망이 두터웠던 선배들이다.

우리은행 고위 관계자는 "예상보다 전직 임원급 인사들의 지원이 많아 내부에서도 다소 놀랐다"며 "전현직 임원에 관계 없이 사실상 유일한 정량평가 요소인 경영성과와 업적이 확실한 인사가 차기 우리은행장으로 선임되지 않겠느냐"고 내다봤다.

jsje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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