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다정 기자 = "기업은 하나의 인간이며 M&A는 결혼과도 같다."

박천수 KB투자증권 M&A 자문팀 이사는 서로 다른 사람이 만나서 하나의 가정을 꾸리듯 기업도 마찬가지로 결혼한다고 생각하면, M&A 자문을 할 때 진정성이 묻어난다고 강조했다.

그는 M&A란 기업을 단순히 사고파는 거래가 아니라 공평한 관찰자가 지켜보는 무대에서 전략적으로 '가장 적합한 플레이어'를 선정하여 기업이 새로운 비즈니스를 확보하는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때문에 그는 고객들에게 딜에 대해 솔직하게 털어놓는다. 기대치가 높더라도 그럴싸하게 포장하지 않고, 안되는 것은 안된다고 분명히 말할 수 있는 용기가 그에게는 고객 간에 신뢰를 쌓을 수 있는 열쇠라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박 이사는 "딜을 하고 안하고를 떠나서 M&A는 기본적으로 사람의 마음을 사는 것이기 때문에 무엇보다 솔직해야 한다"고 말했다.

KB투자증권의 M&A 자문팀도 박 이사가 지향하는 대로 고객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 것은 참여하려 하지 않으며, 상호간에 좋은 결과를 낼 수 있는 전략적인 딜에 뛰어드는 '선택과 집중'을 한다.

과거 롯데칠성의 두산주류BG 인수 자문사를 맡은 것은 KB투자증권의 대표적인 트렉레코드다. 그외에도 GS파워 지분 50% 인수 자문, 제일저축은행 P&A건, 현대시멘트 성우리조트 매각자문, KT&G의 셀트리온 주식을 블록딜 매각 주선에 참여했다.

최근 박 이사가 집중하는 것은 옥션 딜이 아닌 프라이빗 딜을 발굴하고 이에 특화된 전략을 짜는 것이다. 그는 "현재 타깃이 2~3개 정도 있으며 금용 쪽 M&A에 관심을 갖고 있고 크로스보더 쪽에서는 미드마켓을 공략하고 있다"고 전했다.

유럽 재정위기로 해외에서 값싼 매물이 나오고 있지만, 박 이사는 유럽은 패션이나 화장품 등 몇가지를 제외하고는 인수하려는 사례들을 보면 인더스트리 측면에서 경쟁력이 뛰어난 것 같지는 않다고 평가했다. 다만, 환경이나 수처리 유틸리티 분야는 유럽에서 꽤 오랫동안 기술력과 노하우가 있기 때문에 주요 타깃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그동안 국내 M&A시장이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으나 아직까지 글로벌 네트워크나 딜을 접근하는 방법, 스피드, 정보면에서 글로벌 IB를 딛고 일어서는 데는 한계가 있다고 인정했다. 하지만 글로벌IB는 의사결정에 있어서 정확한 정보를 전달하는 데 있어 약하기 때문에 앞으로 단번에 돈이 되지 않는다 하더라도 꾸준히 전문적인 사람을 채용하고 지원해주는 투자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 이사는 IB서비스가 하나의 근간이 되고 이러한 뿌리에서 다양한 서비스의 영역들이 융합되기를 지향한다. 즉, 어떤 한 기업이 금융에 대한 니즈가 생길 때 구조조정을 해야 한다면 구조조정 자문에서부터 M&A, 조인트벤처 자문, 상속 프로그램 등 여러가지 방식을 IB에서 지원해 핵심이 되는 방법론을 갖고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는 하우스가 되는 것이다.

그는 이와 같은 하우스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금융 쪽에 있는 사람들이 IB에 많이 도전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박 이사 역시 리테일 경험은 적지만 국민은행 투자금융부, 전략기획부를 거치면서 줄곧 기업금융과 관련된 업무를 해왔다.

박 이사는 "기업금융은 하면 할수록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며 "사회 전반적으로 금융 분야에서 창의성을 발휘할 수 있는 여건이 되어야 하는데, 글로벌 경쟁력을 가진 인재가 더욱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 KB투자증권의 M&A 자문팀은 기업의 성장과 함께하는 파트너십이 되고 싶다"며 "단순하게 M&A를 위한 재무자문사 역할 뿐만 아니라 회사의 오너, 2세까지 넘어가는 상속, 해외진출까지 포괄적으로 서비스를 할 수 있는 풀라인을 가동하는 IB하우스가 되는 것이 목표"라고 강조했다.

dj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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