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이종혁 특파원 = 달러화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의 기자회견에서 경제 정책에 대한 세부 내용을 확인하지 못한 실망으로 내렸다.

연합인포맥스(6411)에 따르면 11일 오후 4시(미 동부시간) 현재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엔화에 달러당 115.43엔을 기록해 전날 뉴욕 후장 가격인 115.63엔보다 0.20엔(0.17%) 하락했다.

유로화는 달러화에 유로당 1.0572달러에 움직여 전장 가격인 1.0561달러보다 0.0011달러(0.10%) 올랐다.

유로화는 엔화에 유로당 122.04엔에 거래돼 전장 가격인 122.12엔보다 0.08엔(0.06%) 낮아졌다.

달러화는 이날 오전 11시 트럼프 당선인의 기자회견을 앞두고 친 성장 정책의 세부내용이 나올 수 있다는 기대로 상승했다.

이날은 발표가 예정된 주요 경제지표도 없고,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위원 연설도 특이한 것이 없었다.

아이언FX의 차랄람보스 리소우로스 선임 애널리스트는 "기자회견에 특정 주제가 없더라도 시장 참가자들은 그가 공약으로 내건 정책에 관한 세부내용이 나올 것인지 목을 빼고 기다릴 것이다"고 예상했다.

리소우로스는 "트럼프가 재정정책의 크기나 조합, 규제개혁 등에 관해 어떤 새로운 세부내용을 밝힌다면 트럼프 랠리를 보였던 달러와 다른 자산이 급변동할 것이다"고 내다봤다.

달러화는 트럼프의 당선 이후 5% 이상 급등했다.

일부에서는 트럼프가 미국 제조업을 의식해서 달러 강세를 비판할 가능성도 제기됐다.

하지만 트럼프 기자회견 내용에는 시장에서 기대하는 부분은 없었다.

당선인은 본인 사업과 대통령직 수행에 따른 이해 상충 문제 해소와 러시아의 미 대선 관련 해킹 문제를 주로 이야기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뉴욕 트럼프타워에서 "신이 창조한 최고의 일자리 창출자가 되겠다"며 제너럴모터스(GM)가 포드와 다른 회사들처럼 미국 고용을 유지하는 움직임을 따르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또 제약회사들이 "자기 멋대로 하고 있다"며 제약사들을 비판했다.

전략가들은 기자회견 내용에서 인프라 투자 확대, 규제 완화, 감세 등의 구체 내용이 없었다고 평가했다.

킷코메탈스의 피터 허그 디렉터는 일부 투자자들은 트럼프 기자회견에 실망해서 달러를 팔고 안전자산으로 인식되는 비철금속을 매수했다며 시장은 명확성을 찾고 싶었지만 얻지 못했다고 풀이했다.

씨티의 스티브 잉글랜더 헤드는 "투자자들은 재정정책과 감세에 관한 특정 대답을 희망했지만, 트럼프는 말하지 않았다"며 "대신에 중국과 멕시코를 때리는 것에 집중했다"고 풀이했다.

잉글랜더는 "달러화와 엔화는 금리 차이가 기본적이다'며 "10년물 미 국채수익률이 한달내 최저로 떨어지는 것이 달러화의 대엔화 약세를 만들었다"고 덧붙였다.

뉴욕 금융시장은 기자회견 중에 가격 흐름을 반대로 바꿨다.

달러화는 하락세로 돌아섰고, 뉴욕증시는 일제히 하락 전환하고, 국채수익률도 내려 트럼프의 경제 정책에 대한 세부내용이 없는 실망감을 표출했다.

뉴욕 금 가격은 달러화가 약세를 나타낸 데 따라 지난해 11월 22일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달러화는 오후 들어 미 국채수익률이 10년물 입찰 호조로 더 내리자 엔화에는 114.26엔까지, 유로화에는 1.0622달러까지 낙폭을 확대했다.

국채수익률은 가격과 반대로 움직인다.

입찰 후 10년 만기 미 국채수익률은 2.330%에서 움직였다. 입찰 전에는 2.358%, 트럼프 기자회견 전에는 2.390%, 전장 종가는 2.379%였다.

멕시코 페소화는 트럼프의 GM과 국경 장벽 설치 언급에 달러화에 급변동했다. 달러화는 멕시코 페소화에 21.8957페소에 움직여 전장보다 0.52% 올랐다.

터키 리라화는 11월 경상적자 확대 소식에 달러화에 지난해 6월의 쿠데타 실패 이후 가장 큰 폭인 3.5% 급락했다.

GAM홀딩스의 폴 맥나마라 포트폴리오매니저는 터키 중앙은행이 리라화 약세를 저지하기 위해 현재 8%인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내다봤다.

전략가들은 트럼프 발언에 대한 시장 민감도는 대통령 취임 후까지도 계속될 것이라며 달러 강세 흐름이 완전히 꺾인 게 아니라고 내다봤다.

HSBC의 제임스 스틸 애널리스트는 "트럼프가 백악관에 들어갈 때까지 그의 발언과 행동에 대한 시장의 민감도는 더 커지고 지속할 것이다"며 "이는 수개월 동안 지속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제프리스그룹의 브래드 베첼 전략가는 "사람들은 앞으로 추진될 정책에 관한 더 실체 있는 것을 찾았지만, 기자회견은 이해 상충에 더 집중했고, 투자자들은 실망했다"고 평가했다.

베첼은 "앞으로 몇 주간은 달러 매수세가 더 있을 것으로 본다"며 "트럼프 발언의 기본적인 구조가 바뀐 것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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