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호 홍경표 기자 = 연기금이 올해 들어 국내 채권 순매수 기조를 이어나가고 있다.

예상보다 금리상승 폭이 크지 않을 것이라는 판단과 연초효과의 영향으로 풀이됐다.

13일 연합인포맥스 투자주체별 장외채권 포트폴리오 현금흐름(화면번호 4257)에 따르면 전일 기준으로 올해 들어 총 1조7천878억원의 장외채권을 순매수했다.

지난 3일과 12일을 제외하면 올해 들어 순매수를 지속하고 있는 모습이다. 특히 지난 6일 연기금은 1조1천634억원 규모로 채권을 매수했다. 연기금은 지난해 연말에도 12월 20일부터 28일까지 7영업일 연속 채권을 순매수하기도 했다.

연기금의 이 같은 매수는 올해 미국의 정책금리 인상 등에 따른 금리상승 여파가 크지 않을 것이라는 예측 덕분이다.

실제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첫 연설에서는 경제와 관련해서는 새로운 내용이 없어 시장영향이 제한적이었다.

연초효과도 연기금의 매수이유로 지목됐다. 한 해가 다시 시작된 만큼 미뤄왔던 투자가 시작됐다는 설명이다.

연기금 기금운용본부장(CIO)은 "금리가 당장 뛰지도 않고, 약간 쉬었다가 올라가는 분위기여서 단기적으로 매수해 이자를 받는 전략을 취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즉, 캐리 전략을 쓰는 것인데 국내 펀더멘탈이 탄탄하기 때문에 급변동이 없을 것이라는 예상이 큰 영향을 미친 것 같다"고 전했다.

그는 "국내 정치 상황은 혼란스럽지만 그렇다고 외국인이 투자자금을 국내서 뺄 투자자금을 뺄 가능성도 작아 연기금의 국내 채권 매수세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다른 연기금 CIO는 "자금 집행 미뤘던 기관들이 연초에 자금을 집행하면서 1월에 채권을 사들이는 경우가 종종 있다"며 "또, 최근 금리가 내려가면서 기관들이 다시 채권에 관심을 두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보험사 채권운용팀장은 "대다수 시장참가자가 올해 미국 정책금리가 상승할 것이라고 보고 있는데 일부 참가자들은 반대로 미국 신정부의 정책 실행 가능성을 들어 금리가 생각보다 올라갈 것 같지 않다는 시각도 가지고 있다"며 "이에 연기금 입장에서 매수에 부담이 없다고 판단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연초효과로 인해 미뤄왔던 자금 집행의 영향도 배제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hlee@yna.co.kr

kphong@yna.co.kr

(끝)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