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30일 서울채권시장은 미국 채권금리가 급등하는 등 안전자산 쏠림 현상이 완화한 데 따라 조정 국면이 연장될 것으로 보인다. 미 10년만기 국채금리는 한때 1.56%까지 올라 한달 여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그러나 채권시장 내부적으로 여전히 외국인과 국내 기관의 대기 매수세가 상존한다는 점에서 큰 폭의 가격조정보다는 기간조정 가능성에 무게를 두는 의견이 많다.

외국인은 지난주 후반 국고채 금리가 큰 폭으로 오르는 상황에서도 기존의 매수 기조를 꺾지 않았다. 국내 장기투자기관들 역시 '숏커버링'에 나서는 등 조정 국면을 저가매수 기회로 삼는 분위기다.

유럽과 미국의 경기부양책 기대가 현실화될 것인지도 짚고 넘어가야 한다.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의 발언이 최근 글로벌 '리스크 온' 분위기를 이끌었지만, 실제 시장의 기대를 충족하는 부양책이 나오지 못하면 그에 따른 부작용은 더 커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시장은 다음달 2일(현지시간) 예정된 ECB 통화정책 회의에서 스페인과 이탈리아 등 유로존 위기국 국채 매입 방안이 나올 것을 기대하고 있으나 당장 현실화되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ECB 회원국의 동의가 필요한 사안이기 때문이다. 주요 외신은 드라기 총재와 옌스 바이트만 독일 분데스방크 총재가 수일 내에 회동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추가로 나올 수 있는 부양책은 기준금리 인하와 3차 장기대출프로그램(LTRO) 시행 등이다. 7월에 이미 기준금리를 0.75%로 낮춘 상황이어서 추가로 금리를 내리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번 통화정책 회의에서 제시된 대책이 3차 LTRO 정도에 그친다면 시장의 실망감이 확대될 여지가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ECB 정례회의보다 하루 앞서 열리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3차 양적완화가 언급될지도 관심사지만, 엇갈린 경기지표에 따라 9월이나 10월로 시행이 늦어질 것이란 관측이 많다.



▲美 주가.채권금리 급등 = 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는 유럽중앙은행(ECB)이 유로존 지원 대책을 발표할 것이란 기대로 큰 폭으로 올랐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187.73포인트(1.46%) 상승한 13,075.66에 거래를 마쳤다. 지수는 지난 5월 초 이후 처음으로 13,000선을 돌파했다.

지수는 장 초반 2분기 미국의 경제성장률이 시장의 예상보다 긍정적인 모습을 나타낸 데다 유로존이 재정 취약국의 국채 매입을 기정사실화하고 있다는 소식이 부각돼 상승세로 출발했다.

장 중반께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와 옌스 바이트만 독일 분데스방크 총재가 유로존 위기를 경감시키기 위한 새로운 대책을 논의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뉴욕증시는 상승폭을 확대했다.

전날 드라기 총재는 ECB가 유로존을 보호하기 위해 어떤 일이든 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히면서 글로벌 증시 상승을 이끌었다.

이에 앞서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은 전화 회담 후 발표한 성명에서 유로존을 보호하기 위해 모든 힘을 동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나온 미국의 경제지표는 시장의 예상보다 대체로 긍정적으로 나왔다.

7월 미시간대 소비자태도지수 최종치는 월가 예상치를 소폭 상회했다.

톰슨로이터/미시간대에 따르면 7월말 소비자태도지수가 72.3을 나타내 전월의 73.2를 밑돌았다. 이는 1년 만에 최저치이지만 시장의 예상치 72.0을 웃도는 것이다.

2분기 국내총생산(GSP) 성장률은 소비지출 약화로 둔화했으나 시장의 전망치보다는 높게 나왔다.

미 상무부는 2분기 GDP 성장률 속보치가 전분기 수정치인 2.0%보다 낮은 연율 1.5%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다우존스에 따르면 애널리스트들은 1.3%로 예측했다.

미국 국채가격은 유로존 안정화 기대와 미경제지표 호조에 따른 연방준비제도(Fed)의 3차 양적완화(QE3) 가능성 약화로 급락했다.

미 10년 만기 국채금리는 전일보다 10bp나 오른 연 1.543%를 기록했다. 10년물 금라는 장중 1.56%까지 올라 지난 6일 이래 최고치를 경신했다. (정책금융부 채권팀장)

chhan@yna.co.kr

(끝)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