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지서 기자 = 트럼플레이션으로 촉발된 글로벌 금리 상승 흐름 속에 국내 금융주의 주가 오름세가 가파르다.

금융주가 금리 상승에 따른 최대 수혜주로 꼽히면서 특히 외국인들의 대거 매집에 주가도 뛰고 있다.

16일 연합인포맥스 투자별 매매상위종목(화면번호 3330)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이후 이달 13일까지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 순매수 종목 가운데 2위와 3위에 오른 종목은 신한금융지주와 하나금융지주였다.

같은 기간 외국인은 신한금융을 4천24억원 어치 순매수했고 하나금융도 3천620억원 어치 사들였다.

이로 인해 두 회사의 주가는 각각 11.58%와 16.34% 올랐다. 같은 기간 코스피는 1%가량 오른 데 그친 것과 비교하면 금융주의 상승폭은 매우 두드러진 모습이었다.

신한금융은 안정적인 지배구조와 견조한 실적으로 외국인이 가장 선호하는 금융주로 평가받고 있다. 특히 은행을 비롯해 카드와 증권, 보험 등 전 계열사가 업계 상위권에 포진한 것도 외국인의 매수 요인으로 꼽힌다.

하나금융은 외환은행과 하나은행 합병 이후 이익 정상화에 성공한데다 배당수익률이 5%에 육박한다는 점에서 외국인의 러브콜을 받고 있다.

한 증권사 금융담당 연구원은 "신한금융은 이익 안정성과 높은 수익성 측면에서 외국인이 장기간 들고 있기 좋은 가장 선호하는 금융주다. 합병 이후 자산의 질이 개선된 하나금융은 은행 금융지주 중 배당수익률이 높아 최근 외국인의 비중이 커졌다"고 설명했다.

국내 기관투자자들도 금융주를 대거 사들이면서 주가 상승을 견인하고 있다.

같은 기간 기관들이 가장 많이 선택한 금융주는 KB금융지주와 우리은행이었다.

기관들은 KB금융을 2천227억원 어치 샀고 주가는 15.85% 뛰었다. 우리은행 순매수 규모는 763억원이었으며 주가는 10.53% 상승했다.

KB금융은 현대증권을 100% 자회사로 편입하면서 그간 은행보다 성과가 저조했던 계열 증권사를 확장, 이익 안정성을 강화할 수 있게 됐다는 점이 기관들에게 높은 점수를 받았다.

우리은행은 16년 만에 민영화에 성공하며 금융주를 선택하는 시장 참가자의 러브콜이 집중됐다. 이에 지난해 1월 초 9천 원을 밑돌던 우리은행 주가는 연말을 기점으로 주가가 1만3천 원을 돌파하기도 했다.

다만 주가가 연고점을 경신하자 4분기 들어 2천억 원 가까운 순매수를 기록했던 기관투자자들이 이달 13일까지 그 규모를 절반 가까이 줄이며 차익실현에 나섰다.

한 자산운용사 리서치팀장은 "우리은행은 매수 시점에 따라 지난해 최대 30%에 달하는 수익률을 기록한 투자자도 있어 연말을 기점으로 기관 등이 차익실현에 나섰다"며 "금리 모멘텀이 발생하면 통상 금융주에 대한 선호도가 커지지만, 올해 KB금융이나 우리은행은 M&A와 민영화라는 금융업의 판도를 변화할만한 큰 호재가 많아 꾸준히 주가가 상승한 셈"이라고 분석했다.

jsje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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