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영 기자 = 한국은행이 또다시 정부의 재정여력이 견조하다는 자료를 내놨다.

한은은 올해 우리나라 경제의 침체가 심화할 것이란 예상에 성장률 전망치를 2.5%로 하향 조정했다.

완화적 통화정책을 유지하겠다면서도 미국발(發) 금리 인상 본격화로 한은의 통화정책 유연성은 한계를 맞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 한은이 또다시 정부의 적극적 재정 확대 정책을 촉구하고 나선 것으로 해석된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은은 올해 경제전망 자료를 통해 정부의 국내 총생산(GDP) 대비 관리재정수지(통합재정수지에서 사회보장성기금수지를 뺀 수치) 적자비율이 마이너스(-) 1.4%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지난해 10월 전망한 -1.6%에 비해 축소된 것이다. 내년에는 -1.2%로 더 축소될 것으로 전망하기도 했다.











지난해 보다는 올해가, 올해 보다는 내년에 정부의 재정건전성이 더욱 개선될 것으로 보는 것이다.

재정건전성이 좋아지면서 그만큼 쓸 여력도 커진다는 점을 우회적으로 수치화해 공론화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은은 정부의 돈 쓸 여력은 커졌음에도 실제 지출되는 규모는 줄고 있다는 점도 지적했다.

올해 정부의 재정지출은 362조1천억원으로 작년과 비교해 1.6% 늘어나지만 전년 증가율 5.0%에 비해서는 줄었다. 재정지출의 핵심이 되는 사회간접자본(SOC) 지출이 크게 줄어든 탓이다.

한은은 또 올해 상반기 재정집행률 목표인 58.0%가 지난해 같은 기간 실적치인 60.8%에 비해서도 적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한은이 제시한 이러한 수치들은 지난해 정부가 국회에 올해 예산안을 제출할 때부터 이미 알려졌던 내용들이다.

그럼에도 한은이 다시 이를 인용, 추정한 수치를 내놓은 것은 정부의 적극적 재정정책을 압박하기 위한 것 아니냐는 의견들이 있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지난해 12월 송년 기자간담회에서 "정부 예산이 완화적이지 않다"며 "총지출 증가율이 0.5%인데 명목성장률은 4%내외"라며 "성장을 2%대 잡고, 물가(상승률)가 2%가 안된다 하더라도 4%내외 명목성장률에 비교해 볼 때 총지출 증가율이 낮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그는 "정부가 예상하는 총수입증가율에 비해서도 총지출증가율은 낮다"고도 했다.

한은 관계자는 "정부가 매년 1월에 상반기에 얼마를 쓸지 발표하는데 경기가 안좋다 판단되면 집행 목표가 상향될 여지가 있다"며 "재정건전성이 개선될 것으로 전망했지만 전망일 뿐 수치를 통해 정책을 평가하는 차원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한은이 재정여력 확대 필요성과 통화정책의 한계를 부각하는데만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완화적 통화정책을 유지하겠다는 스탠스만 유지한 채 실제 액션 플랜이 무엇인지 알수 없다는 지적이다.

syju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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