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연합인포맥스) 김대도 기자 = 국책연구원인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은 중국이 주도하는 신금융질서에 우리나라가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산하 기관 유치 등의 방식으로 적극적으로 편승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KIEP은 16일 '중국 주도의 신금융질서 태동과 한국의 대응방향' 연구보고서에서 "신금융질서에 대한 적극적이고 치밀한 편승전략이 필요하고, 무엇보다 정부와 민간의 유기적인 협력체계가 중요하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신금융질서가 확산할 서남아시아와 중앙아시아에서도 적극 대응 태세를 갖추고, 동시에 동북아 개발 이니셔티브를 주도하는 이른바 투트랙 전략을 구사해나가야 한다고 제언했다.

중국계 금융기관과 협력해 차별화된 위안화 역외허브 육성 방안도 마련하고, 연구소 등 AIIB 기관(Institute) 설립 및 유치에도 힘을 기울여야 한다는 점도 언급했다.

KIEP는 우리나라 건설기업이 AIIB의 출범에 따른 인프라 수주 기회를 잡기 위해서는 다자간개발은행(MDB) 주도형에서 투자개발형으로 사업방식을 전환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보증료ㆍ수수료 인하, MDB 조달시장 및 수주 정보 제공 등으로 인프라 수주를 측면 지원해야 한다고 KIEP는 주문했다.

국내 민간 금융기관에 대해서는 AIIB 초기 발행채권 인수 및 협조융자로 사업실적을 축적하고, 또 중국의 일대일로(一帶一路, 신 실크로드) 경로인 6대 경제회랑 내 해외지점 확충을 도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KIEP는 다만 현재의 국제금융질서가 단기간에 중국 주도로 크게 바뀌기는 어려울 것으로 판단했다.

중국 주도의 금융질서가 자리 잡으려면 위안화 자유태환, 자본계정 개방, 환율 시장화 등이 계속 추진돼야 하지만, 중국이 추가적인 개혁ㆍ개방에 신중한 접근을 보이기 때문이다.

자본개방이 초래할 경제위기 전이 현상을 비롯해 은행권에 대한 당국 개입이 사라질 때 부실채권 증가, 그림자금융 만연 등을 중국은 우려하고 있다. 게다가 최근 위안화의 절상 기대가 꺾이면서 위안화의 국제화도 추동력도 약화하고 있다.

일대일로 프로젝트의 주된 금융지원은 당분간 실크로드 기금이 맡고, AIIB와 신개발은행(NDB)은 보조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도 KIEP는 덧붙였다.

임호열 KIEP 박사는 "중국 주도의 신금융질서는 태동단계에 있고, AIIB와 NDB 등 새로운 개발금융기구도 주변국의 능동적인 지원 없이는 순항하기 어렵다"며 "중국이 국제금융 주도역량 부족과 주변국 경계로 어려운 처지에 있을 때, 한국이 인프라기업의 해외자금 조달과 신용평가, 제3국 공동 진출 등으로 정책 공조를 강화하는 것이 국익에 부합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ddkim@yna.co.kr

(끝)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