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경림 기자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6일 특검에서 구속영장을 받게 되면서 경영 공백에 따른 주가 향방에 관심이 쏠린다.

주가는 일시적으로 조정을 받을 수밖에 없으나 반도체 및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업황, 과거의 경영 공백 사태 선례 등을 고려할 때 주가도 다시 자리를 잡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앞서 특검은 오후 1시가 지나 뇌물 공여와 위증 혐의 등으로 이재용 부회장에 구속영장을 청구한다고 발표했다.

이에 앞서 이미 주가는 오후 12시부터 낙폭을 키웠다. 주가는 장중 2.88%까지 내려 181만9천원을 나타내기도 했다. 구속영장 심사 발표를 앞두고 경계 심리가 커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내 낙폭을 회복해 다시 183만원대에 거래되고 있다.

이 같은 CEO 리스크가 단기적인 악재는 될 수 있지만 기업 펀더멘털에는 별다른 영향을 끼치지 않고 오히려 지배구조 개선 기대가 커져 주가는 오를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된다.

실제로 지난 2013년 2월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구속됐을 때 SK C&C를 비롯해 대부분의 그룹주는 하락했으나 금세 회복세로 돌아섰다. 이에 이듬해 SK그룹의 시가총액은 92조5천억원으로 최 회장이 구속된 이후 오히려 11조6천억원 가량 늘어나기도 했다.

A 외국계 증권사 연구원은 "최태원 회장이 구속됐을 때와 마찬가지로 지배구조나 재벌 개혁에 대한 기대가 커져 주가도 오를 것으로 기대된다"며 "외국인 투자자들이 가장 '코리아 디스카운트'로 꼽는 것 중 하나가 정경유착인데 이번 구속 건은 이를 근절할 것이라는 기대를 키울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B 외국계 증권사 연구원은 "이재용 부회장이 7월에 이사회 멤버가 되기는 했지만 단일 개인 최대 주주가 아니라 경영 공백이 생기긴 어렵다"며 "반도체 등의 업황이 변하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일부에서 차익실현 매물은 나올 수 있으나 영향이 있더라도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C 외국계 증권사 연구원은 "현재 삼성전자가 내리는 건 SK하이닉스 낙폭에서 볼 수 있듯 IT주 과열에 대한 차익실현이다"며 "오히려 CEO 리스크로 한번 조정을 받는 편이 숨을 고르고 간다는 점에선 주가 상승의 기폭제가 될 수 있다"고 귀띔했다.

kl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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