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전소영 강수지 기자 = 서울채권시장 참가자들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구속영장 청구가 채권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거의 없다고 판단했다.

삼성전자 주가가 장중 2% 가량 하락하면서 주가지수 하락을 견인한 데 따른 반작용으로 채권가격 하락을 방어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16일 이재용 부회장에게 뇌물공여,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 국회에서의 증언·감정에 관한 법률 위반(위증) 등 혐의를 적용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이재용 부회장에게 구속영장을 청구했다는 소식에 삼성전자 주가는 2.3% 하락하면서 주가지수 하락을 이끌고 있다. 코스피지수는 오후 2시30분 현재 전일대비 11.58포인트 하락한 2,064.72를 기록중이다.

서울채권시장 참가자들은 이 부회장의 구속이 채권시장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칠 재료는 아니라고 판단했다. 삼성전자 하락에 따른 증시 약세가 채권가격 하락을 방어하는 정도로 작용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10년 국채선물은 10년 입찰결과가 나온 직후 전일 대비 47틱 하락한 125.52까지 하락한 후 반등했다. 이 부회장 구속 소식이 알려진 오후 1시30분 이후 10년 국채선물은 주식시장 흐름을 지켜보면서 변동성이 제한되고 있다.

한 증권사 채권딜러는 "이 부회장의 구속영장 청구 가능성은 이미 지난주부터 나오고 있었던 재료고, 삼성전자가 이런 이슈에 무너질 정도의 기업이 아닌 만큼 시스템상 큰 문제는 없을 것으로 본다"며 "채권시장은 삼성전자 주가 조정에 따른 단기적인 롱 재료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시장 영향은 제한적이지만 주가가 조정받을 가능성을 전혀 무시할 수 없고 불확실성을 키우는 재료가 될 가능성은 있다"고 덧붙였다.

다른 증권사 채권딜러는 "주식시장에는 영향이 있을 수도 있지만 경험적으로 대기업 총수 문제로 기업 주가가 빠지면 금방 회복되고는 했었다"며 "채권시장에는 큰 영향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 자산운용사 채권운용역은 "이 부회장 구속영장 청구가 롱 재료는 아닌 듯하다"며 "외신에서도 긴급 타진하고 있어 대외신인도에 영향을 미치는지 등을 확인해야한다"고 평가했다.

또 다른 증권사 채권중개인은 "채권시장 영향은 거의 없는 듯하고 삼성전자 주식은 약간 빠지는 듯 하더니 다시 오르는 모습을 보였다"며 "오히려 총수 일가에서 전문경영인으로 기업의 경영권이 넘어가면서 오너리스크를 해소하는 계기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한 선물사 중개인은 "속보가 나왔을 당시에는 10년 국채선물이 몇틱 가량 오르는 모습을 보였지만, 전례없는 사례가 아닌만큼 경영공백 에 대한 우려는 미미할 것 같다"며 "오늘 삼성전자 주가가 다소 하락하는 모습을 보였는데 이는 구속영장 청구의 영향도 있지만, 차익실현의 성격도 강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우리 경제에 삼성전자가 미치는 영향이 크지만, 전반적으로 채권보다는 주식에 영향이 큰 듯하다"며 "이번 영장 청구를 계기로 전문경영인 체제로 경영효율화에 대한 기대가 높아질 수 있다"고 전했다.

syje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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