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스왕 급락→차스닥 매물급증→선전증시 폭락



(서울=연합인포맥스) 윤영숙 기자 = 중국 선전증시가 지난 16일 롤러코스터 장세를 보인 것은 중국판 나스닥 촹예반(차스닥)의 대표종목 러스왕(300104.SZ) 때문이었다는 분석이 나왔다.

16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날 선전증시 폭락의 도화선은 1달여 만에 거래를 재개한 온라인 비디오 방송 서비스업체인 러스왕이었다고 분석했다.

러스왕은 작년 12월 6일 이후 한 달여 간 주식 거래가 중지됐었다.

이날 거래를 재개한 러스왕은 개장 초 10% 오르며 급등세를 보였다.

그러나 오전 거래에서 상승률을 3%대로 축소한 러스왕은 오후 거래를 재개하며 하락세로 돌아서기 시작했다.

러스왕은 촹예반에 상장된 대표적 기술주로 촹예반의 투자 심리를 가늠하는 잣대로 종종 활용된다.

러스왕의 하락은 곧바로 촹예반 전반의 매도세로 이어졌고, 촹예반의 하락이 선전증시를 30여 분 만에 6% 이상 폭락시킨 셈이다.

이날 선전종합지수는 장 막판 낙폭을 만회해 69.59포인트(3.62%) 하락한 1,857.41에 거래를 마쳤다.

러스왕의 주가 폭락의 빌미가 된 것은 기업공개(IPO)에 대한 우려다.

그동안 자금난에 시달렸던 러스왕의 모기업이자 대표적인 IT기업 러에코는 지난 주말 융창중국 등을 포함한 투자자들로부터 168억 위안을 끌어모았다고 발표했다.

이 때문에 이날 개장과 함께 러스왕의 주가는 상한가를 기록했다.

하지만 오후 들어 올해 IPO가 늘어나 기존 종목들에 물량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졌다.전날 중국 관영언론인 신화통신은 최근 몇 달간 시장이 정상화되면서 IPO 속도가 빨라졌다고 보도했다.

여기에 지난 14일 류스위(劉士余) 증감회 주석이 IPO에 관해 업계의 의견을 청취했다는 소식이 오후에 알려지면서 IPO에 대한 우려에 기름을 부었다.

동오증권의 덩 웬위안 애널리스트는 "장 마감 1시간 전에 붕괴 수준의 하락세를 목격했다"라며 이는 "신화통신의 보도로 투자 심리가 크게 타격을 입어 공포가 확산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중국은 작년에만 227건의 IPO를 승인했다. 이는 2015년의 223건보다 약간 많은 정도에 그쳤다. 하지만 작년 승인된 IPO의 대부분은 7월 이후 이뤄진 것이다.

즉 중국 증시가 안정을 찾으면서 중국 당국이 IPO 승인 속도를 올리고 있다는 얘기다.

특히 올해 들어 2주 만에 이미 24개 기업이 IPO 승인을 받았다는 소식에 이러한 우려가 증폭됐다.

자본증권의 에이미 린 선임 애널리스트는 "신화통신의 기사는 중국 당국이 IPO를 빠르게 승인하는 것을 지지하고 있다는 신호를 시장에 보낸 것"이라며 "이는 시장 심리에 상당한 타격이 됐다"고 말했다.

신주의 공급은 통상 소형주에 더 큰 타격을 주는 경향을 보인다.

린 애널리스트는 소형주들이 지난 몇 년간 대기업들의 우회상장 통로가 되면서 밸류에이션이 크게 높아졌다며 이날 소형주가 집중된 선전증시가 더 큰 변동성을 보인 이유가 여기에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양대 거래소에 상장을 기다리고 있는 IPO 대기 기업만 687개이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올해 IPO 건수는 작년보다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한편, 증시가 장 막판 낙폭을 크게 만회하면서 과거 증시 폭락 때마다 유입됐던 정부 자금인 '국가대표팀'이 다시 시장에 개입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화태증권의 탕 지에티안 주식 브로커는 이날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국가대표팀이 지수가 너무 크게 하락하는 것을 막기 위해 국유 은행과 같은 대형종목들의 가격을 떠받쳤다고 본다"고 말했다. ys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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