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윤영숙 기자 = 중국의 기아자동차 판매상(딜러)들이 기아차에 24억 위안(약 4천144억원)의 보상을 요구하고 있다고 16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매체는 딜러들이 기아차의 중국 합작회사에 보낸 서한을 인용해 100명 이상의 딜러들이 중국 내 판매 둔화로 자금 조달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이같이 요구했다고 전했다.

딜러들의 모임 대표인 첸 커윈은 "우리 상당수는 재고가 많아 은행으로부터 대출을 받을 수도 없다"라며 "자금 부족 사태가 계속되면 많은 업체가 도산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중국에 있는 600명 이상의 딜러들에게도 이번 보상 요구에 동참해달라고 요구했다.

기아차 대변인은 이번 사안과 관련해 답변을 하지 않았다고 WSJ은 전했다.

중국에서 기아차 판매량은 작년 4.4% 증가했다. 그러나 이는 중국의 작년 전체 자동차 판매증가율인 15%에는 크게 못 미친다.

판매상 첸은 딜러들이 재고로 보유한 차량만 15만대라며 이는 두 달 치 판매량과 맞먹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애널리스트들에 따르면 중국에서는 재고량이 1.5개월 치를 넘어서면 딜러들이 걱정하기 시작해야 할 수준이다.

중국자동차제조업협회에 따르면 현대기아차를 포함한 한국 자동차의 중국 내 시장 점유율은 작년 기준 7.4%로 2015년의 7.9%와 2014년의 9%에 비해 지속해서 하락하고 있다.

IHS마르키트의 린 화이빈 애널리스트는 한국 자동차 브랜드는 외국 브랜드보다 중국에서 이미지가 상대적으로 약한 데다 중국 업체들이 저가형 크로스오버 모델을 출시해 시장을 파고들면서 한국업체들을 더욱 취약하게 만들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한국 자동차의 잠재적 구매자는 가격이 비슷한 중국 스포츠유틸리티(SUV) 차량으로 쉽게 이동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첸 딜러도 "중국 브랜드가 우리를 완전히 제압하고 있다"라며 기아차가 중국 공세를 겨냥해 상품 라인업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ys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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