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영 기자 = 스웨덴중앙은행이 한국은행에 마이너스 금리운용의 경험을 전수했다.

17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스웨덴중앙은행의 통화정책담당 Folden 이사는 전일 '스웨덴중앙은행의 통화정책 운용 경험'을 주제로 세미나를 열고, 한은에서 강연했다.

이번 세미나는 통화정책의 선두주자로 불리는 스웨덴중앙은행이 마이너스금리 운용의 경험을 직접 들려주는 자리였다.

스웨덴중앙은행은 전세계 중앙은행 중 가장 오래된 곳이다. 그만큼 전세계 중앙은행 중에서 통화정책의 전문성으로 손꼽힐 뿐 아니라 물가안정목표제(Inflation Targeting)도 제일 먼저 도입했다. 실험적이고 선도적인 정책을 하는 중앙은행으로 이름나 있다.

마이너스금리를 도입한 중앙은행의 고위 임원이 해당 정책에 대해 강연을 하는 것은 처음이다. 그동안 유럽중앙은행(ECB), 일본은행(BOJ)를 비롯해 스웨덴, 덴마크, 스위스 등 여러 나라의 마이너스 금리 도입에 대해 알고 있는 한은 직원들도 실제 경험담을 배울 수 있는 좋은 자리였다고 호평했다. 한은은 지난해 '주요국 중앙은행의 마이너스 정책금리 운영현황'이라는 이슈 노트를 통해 마이너스금리의 효과와 자본유출 가능성 등 부작용을 연구한 바 있다.

폴덴 이사는 이번 세미나에서 마이너스 금리 운용의 장기화에 따른 부작용이 그리 크게 나타나지는 않았다고 평가했다. 마이너스금리가 장기화되면 화폐 퇴장, 은행의 수익성 악화, 금융중개기능 약화 등의 부작용이 우려되지만 현재까지는 긍정적인 효과가 크다는 설명이다. 화폐퇴장은 마이너스금리가 일반인에게도 적용되면 은행에 돈을 넣지 않게 되는데 이 때 화폐가 유통되지 않고 쉬는 상태를 의미한다. 스웨덴중앙은행은 마이너스금리 도입으로 인플레이션과 성장률 측면에서 효과를 봤다고 전했다.

스웨덴은 소규모 개방 경제라는 측면에서 우리나라와 공통점이 있다. 가계부채비율이 국제기준으로 179%에 달할 정도로 가계부채 문제로 골치를 앓고 있고, 내외 금리격차가 커지면 자본유출 압박을 받을 가능성도 있다. 아울러 수출의존도도 높아 자동차, 공산품 등을 수출하는 소수의 대기업 실적이 나라 경제를 떠받치고 있다. 글로벌 SPA브랜드인 H&M을 비롯해 에릭슨, 볼보 등이 스웨덴의 대표 기업이다.

스웨덴의 마이너스금리 도입은 유럽중앙은행(ECB)의 완화적 정책 기조와 궤를 같이 한다. 유로존 내에서 금리나 역내 교역 경쟁력 확보 차원에서 마이너스 금리 도입이 불가피했던 셈이다.

한 한은 관계자는 "우리나라와 정책 환경이 비슷한 스웨덴의 마이너스 금리 경험담을 들을 수 있어 유익한 강연이었다"며 "글로벌 경기둔화에 수출의존도가 높고, 경제 구조가 취약한 나라들이 어떻게 완화적 기조를 유지할 수 있는지 생각해 볼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번 세미나는 스웨덴중앙은행 고위관계자들이 한국을 방문하면서 이뤄졌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이날 스웨덴 중앙은행 총괄이사회 의장과 총재를 면담할 예정이다.

syju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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