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전소영 기자 = 올해 물가가 한국은행의 중기목표인 2%에 근접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서울채권시장 참가자들의 경계심이 커졌다.

특히 낮은 성장이 이어지는 가운데 인플레이션 압력이 높아지는 스태그플레이션과 유사한 상황이 나타나면서 물가채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17일 연합인포맥스 BEI(Break-Even Inflation)(화면번호 4525)에 따르면 전 거래일 BEI는 96.5bp였다. BEI는 연초 100bp를 넘기도 했지만 다시 조정을 받았다.









올해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인플레이션이 최대 화두로 떠오르면서 채권시장의 셈법도 복잡해졌다. 낮은 성장률은 채권시장에 우호적이지만 인플레이션은 채권이 가장 기피하는 재료이기 때문이다.

선진국을 중심으로 세계 경제가 회복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한국은 성장 둔화 우려가 크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선진국 성장률 전망치를 1.9%로 상향 조정했지만 한국과 이탈리아는 당초 예상보다 낮은 성장을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반면 국제유가 반등, 선진국 경기회복 등으로 물가상승 압력은 높아지고 있다. 국제유가는 산유국의 감산합의 등의 영향으로 배럴당 50달러대에 안착했다.

시장참가자들은 저성장은 이미 알려진 재료로, 인플레이션에 좀 더 주목해야한다고 입을 모았다. 올해 채권시장을 둘러싼 환경이 우호적이지 않다고 우려하는 데는 인플레이션 이슈가 깔려있다.

한국도 인플레이션 압력이 꾸준하게 나타나고 있다. 국제유가 상승에 따른 기저효과에 환율까지 오르면서 수입물가 상승이 두드러지고 있다. 12월 수입물가는 전월대비 4.2%, 전년동월대비 9.2% 올랐다. 한국은행은 올해 물가가 1.8%를 나타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 때문에 물가채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전일 물가채 거래량은 2천90억원으로 물가채 지표물인 16-5호가 유통되기 시작한 2016년 6월 이후 세번째로 많은 규모다. 전일 외국인이 물가채 16-5호를 500억원 사들인 것도 매수 심리에 우호적으로 작용했다. 국고채전문딜러(PD)들은 이달 물가채 비경쟁인수도 호조를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한 증권사 채권딜러는 "채권시장에서 물가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물가채 옵션 수요도 상당한 것으로 알고있다"며 "BEI가 100bp를 넘었다가 다시 내려오면서 물가채 투자 적기라고 인식하는 참가자들도 꽤 있다"고 말했다.

한 자산운용사 채권운용역은 "어제 외국인이 물가채를 500억원 사들이면서 관심을 받은데다 다른 엔드 수요도 많다"며 "물가채의 경우 시계를 길게 보고 가져가기 때문에 물가채에 대한 관심은 상당 기간 이어질 듯하다"고 말했다.

syje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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