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원 기자 =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을 계기로 자취를 감출 것으로 보였던 1%대 회사채가 연초 들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연초 '1월 효과'가 본격화하면서 수요예측을 통한 금리 절감이 가능해졌을 뿐 아니라 출렁였던 국고채 금리가 '숨고르기'에 돌입하면서 업체별 개별민평 또한 안정화 추세를 나타내고 있어서다.

17일 금융시장에 따르면 이마트에 이어 업계 '라이벌'인 롯데쇼핑 또한 1%대에서 자금조달을 마무리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전일 3·5년물로 나눠 2천500억원 규모의 수요예측을 실시한 롯데쇼핑은 3년물에서 6천500억원, 5년물에서 2천400억원 등 9천억원 규모의 유효수요를 확보했다.

수요가 대거 몰리자 금리 수준 또한 대폭 낮아졌다.

3·5년물 모두 희망금리밴드 상단을 15bp로 제시했던 롯데쇼핑은 3년물은 -3bp, 5년물은 3bp 수준에서 목표 금액을 모두 채울 수 있었다.

전일 기준 'AA+'인 롯데쇼핑의 3·5년물 개별민평이 각각 1.972%, 2.280%라는 점을 감안하면 3년물의 발행금리는 1.9%대 초중반에서 결정될 여지가 커진 셈이다.

앞서 유통업계 '맞수'인 이마트 또한 롯데쇼핑과 같은 만기로 실시한 수요예측에서 1조원이 넘는 유효수요를 확보, 이자비용 절감 효과를 톡톡히 누릴 수 있었다.

당시 이마트는 1천300억원을 증액해 총 4천300억원의 회사채를 발행하면서 3년물의 발행금리를 1.91%로 결정했다. 5년물의 경우 2.19%에서 발행금리가 확정됐다.

증권사 관계자는 "이마트와 롯데쇼핑 등 내수업종의 경우 여전히 안정적이라는 인식이 큰 만큼 기관투자가 몰리는 경향이 있다"며 "국고채 금리와 신용 스프레드 등 변수도 긍정적인 영향을 주면서 1%대 회사채가 재등장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국내에서도 금리인상 기조가 본격화 할 경우 1%대 회사채 발행은 사실상 어려워질 수 있다고 평가했다.

미국이 추가 인상을 예고하고 나선 만큼 국내 또한 기준금리 동결 기조를 깨고 인상으로 방향을 틀 가능성이 커지고 있어서다.

이날 수요예측을 실시하는 현대제철(발행규모 3천억원)과 파라다이스(1천억원)를 시작으로 LG유플러스(2천억원)와 SK브로드밴드(1천억원), 한온시스템(2천500억원), 기아자동차(3천억원) 등이 선제적 자금조달에 나선 이유기도 하다.

부채자본시장(DCM) 관계자는 "이번 주에만 8곳이 수요예측에 나설 정도로 자금조달에 나서는 기업들이 급증하고 있다"며 "기관들의 풍부한 수요에 더해 마지막 저금리 기조를 십분 활용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jw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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