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화당서 추진 중인 국경조정세 관련 첫 언급

"위안화 바위처럼 추락…미국 기업 경쟁 못해"…노골적 성토



(서울=연합인포맥스) 김성진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은 공화당 하원들이 추진 중인 '국경조정세(border adjustment tax)에 대해 "너무 복잡하다"고 비판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지난 13일 WSJ과 가진 인터뷰에서 자신은 국경조정세에 대해 들을 때마다 "나는 그것이 좋지 않았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이는 국경조정세 관련 트럼프 당선인의 첫 언급이라고 WSJ는 전했다.

그는 국경조정세의 틀을 적용하면 "보통 불리한 거래(bad deal)로 조정을 받게 될 것"이라고 말해 국경조정세가 미국 경제에 이롭지 않다고 생각하고 있음을 내비쳤다.

국경조정세는 '공화당 1인자'인 폴 라이언 하원의장 주도로 지난해 6월 제안된 포괄적 세제 개혁안에 담긴 것으로, 미국 내에서의 생산과 고용 촉진을 위해 수출에는 전혀 세금을 물리지 않는 대신 수입에만 세금을 물린다는 게 골자다.

수입 의존도가 높은 소매업체와 정유사들은 국경조정세가 자신들의 세금 부담을 키우고 제품가격에 인상 압력을 가할 것이라는 이유로 반대해왔다.

공화당은 이에 대해 국경조정세는 달러 강세로 귀결돼 수입비용을 낮추게 되므로, 세금 부과 효과를 상쇄할 것이라는 반박 논리를 내세우고 있다. (연합인포맥스가 지난 2일 송고한 '美 '국경조정세' 도입 논란…"달러 가치 25% 급등 가능성"' 기사 참고)

트럼프 당선인은 그러나 인터뷰에서 달러는 중국의 위안화 절하 등의 영향으로 이미 "너무 강하다"고 말해 달러 강세에 대한 불만을 노골적으로 드러냈다.

그는 "우리 통화가 너무 강해서 우리 기업들이 그들(중국)과 지금 경쟁을 못 한다"면서 "그것(달러 강세)이 우리를 죽이고 있다"고 성토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위안화 가치가 "바위처럼 떨어지고 있다"고 지적한 뒤 최근 중국 당국이 위안화 가치를 떠받치려 한 노력에 대해서는 "그들은 우리가 화내는 것을 원치 않기 때문"이라고 깎아내렸다.

WSJ은 이에 대해 트럼프 당선인은 달러화 수준에 대해 언급을 자제해왔던 최근 대통령들의 전통을 깬 것처럼 보인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국경조정세에 대한 트럼프 당선인의 비판은 대통령과 공화당 의회 간 또 다른 논쟁 지점을 만들었다고 평가했다.

이와 관련, 폴 라이언 하원의장의 애쉬리 스트롱 대변인은 "라이언 의장과 대통령 당선인, 그의 팀은 미국의 일자리를 구하고 우리가 한 약속을 지키기 위한 세법 개혁에 대해 자주 의사소통한다"고 WSJ에 말했다.

그는 수입과 수출에 대한 세금 부과방식 변경은 세법 개혁의 큰 부분이라면서 "우리가 이뤄낼 것으로 매우 확신한다"고 덧붙였다.

국경조정세 하에서 법인세율은 현재 35%에서 20%로 낮춰진다.

이는 트럼프 당선인이 공약한 15%보다는 높은 수준이다.

국경조정세가 실행되면 기업들은 수입비용은 세금에서 공제를 받을 수 없게 되지만, 수출로 벌어들인 돈은 세금 부과 대상에 포함할 필요가 없어진다.

이를 통해 미국 내에서의 생산과 고용 창출이 활발해지면 향후 10년간 1조달러의 세수를 만들어낼 수 있다는 게 공화당 의원들의 계산이다.

공화당 의원들은 국경조정세를 미국 밖에서 생산한 제품을 미국에 들여와 팔 때 35%의 세금을 물린다는 내용인 트럼프 당선인의 '높은 국경세'(big border tax)에 대한 대안으로 선전해왔다.

sjkim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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