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정책 불확실성에 주식 팔고 채권 매입…주가 하락



(서울=연합인포맥스) 국제경제부 = 17일(미국시간) 뉴욕금융시장에서 달러화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달러 강세 우려 발언에 내렸다.

미국 국채가격은 채권을 사고 주식을 파는 거래가 유행해 올랐고, 뉴욕증시의 주요 지수는 트럼프 정부의 정책에 대한 우려에 약세를 나타냈다.

뉴욕 유가는 달러화 약세와 사우디아라비아의 감산 합의 이행 기대에 상승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월스트리트저널(WSJ)과 전일 인터뷰에서 달러는 중국의 위안화 절하 등의 영향으로 "너무 강하다"고 말해 달러 강세에 대한 불만을 드러냈다.

그는 "우리 통화가 너무 강해서 우리 기업들이 그들(중국)과 지금 경쟁을 못 한다"면서 "그것(달러 강세)이 우리를 죽이고 있다"고 강조했다.

트럼프는 또 미국 대통령 당선인은 공화당 하원들이 추진 중인 '국경 조정세(border adjustment tax)에 대해 "너무 복잡하다"고 비판했다.

그는 국경 조정세의 틀을 적용하면 "보통 불리한 거래(bad deal)로 조정을 받게 될 것"이라고 말해 국경 조정세가 미국 경제에 이롭지 않음을 내비쳤다.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는 이날 연설에서 영국은 유럽연합(EU) 단일시장 회원으로 남아있지 않을 것이라며 '하드 브렉시트'를 시사했다.

그는 영국 정부가 2년 안에 EU와의 새 관계를 구축하길 원한다며 최종 브렉시트(Brexit·영국의 EU 탈퇴) 합의안은 의회 표결로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윌리엄 더들리 뉴욕연방준비은행 총재는 물가에 급격한 상승 압력이 거의 없다고 진단했다.

더들리 총재는 전미 소매연맹이 주최한 세미나를 위해 준비한 연설문에서 "물가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며 현 수준에서 가격 상승세는 둔화했고, 연준이 보기를 원하는 2% 수준 아래에 있다고 말했다.

더들리 총재는 "경기 확장이 앞으로 몇 년간 더 지속할 수 있다고 낙관한다"고 설명했다.

라엘 브레이너드 미국 연준 이사는 재정 확대 정책에 따른 경제 부양 효과에 의문을 제기했다.

브레이너드 이사는 브루킹스 연구소 연설 자료에서 "경제가 완전 고용과 2% 물가상승률에 거의 다다랐을 때 단행되는 재정 정책은 상대적으로 경제 활동을 지속해서 부양하기 어려울 것이며 상대적으로 기준금리 인상을 동반할 가능성이 더 크다"고 말했다.

이날 발표된 엠파이어스테이트 지역 제조업 활동은 전월 대비 하락했지만, 확장세를 유지했다.

뉴욕연방준비은행은 1월 엠파이어스테이트 지수가 전월의 7.6에서 6.5로 내렸다고 발표했다.

WSJ에 따르면 애널리스트들은 이달 엠파이어스테이트 지수가 8.2를 보일 것으로 예측했다. 지수는 제로(0)를 기준으로 확장과 위축을 가늠한다.

뉴욕 금융시장은 전일인 16일 '마틴 루서 킹의 날'로 휴장했다.

◇ 주식시장

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 정책 우려에 약세를 나타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58.96포인트(0.30%) 낮은 19,826.77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6.75포인트(0.30%) 내린 2,267.89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35.39포인트(0.63%) 하락한 5,538.73에 장을 마감했다.

이날 하락 출발한 지수는 장중 하락 흐름을 이어갔다.

트럼프 당선인의 오는 20일 취임을 앞두고 정책에 대한 불확실성이 부각된 것이 지수에 부담에 됐다.

업종별로는 그동안 정책 수혜가 클 것으로 예상했던 금융업종이 2.3%가량 하락하며 지수를 주도적으로 끌어내렸다.

이외에 헬스케어와 산업, 소재, 기술 관련주가 내린 반면 부동산과 통신, 유틸리티, 에너지, 소비 관련주는 올랐다.

이날 시장은 트럼프 당선인 취임을 기다리는 가운데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 연설과 기업실적, 연방준비제도(연준·Fed) 위원 연설 등도 주목했다.

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전일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인터뷰에서 달러화 강세가 과도하다고 발언하며 달러화 가치는 하락하고 금 가격은 상승했다.

모건스탠리의 주가는 이날 발표한 실적이 호조를 보였음에도 0.5% 내렸다.

회사는 이날 미국 대통령 선거 이후 트레이딩 부문 실적 증대로 지난해 4분기 16억7천만 달러(주당 81센트)의 순익을 거뒀다고 밝혔다. 이번 4분기 순익은 2006년 이후 가장 크다. 전년 같은 분기에는 9억800만 달러(주당 39센트)에 불과했다.

제너럴모터스(GM)의 주가는 미국 투자 발표에도 0.08% 내렸다.

GM은 올해 미국 내에 10억 달러를 투자해 일자리 1천500개를 새로 만들겠다고 발표했다. GM의 신규 투자는 새로운 자동차 생산과 첨단기술, 부품 개발 등에 집중될 예정이다.

월마트의 주가는 올해 일자리를 창출할 것이라고 발표한 이후 1.92% 상승했다.

월마트는 올해 미국에 1만 개의 일자리를 만들 계획이라고 밝혔다.

뉴욕 애널리스트들은 시장 참가자들이 이번 주 후반 트럼프 당선인 취임을 기다리고 있다며 취임 전까지 경제 지표와 기업실적 등 단기적인 재료로 증시가 등락을 반복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선물 시장은 오는 5월과 6월 25bp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26.8%와 48.9% 반영했다.

시카고옵션거래소에서 변동성지수(VIX)는 전 거래일보다 5.70% 오른 11.87을 기록했다.

◇ 채권시장

미국 국채가격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달러 강세 우려와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위원들의 발언 여파로 채권을 사고 주식을 파는 거래가 유행해 올랐다.

마켓워치·다우존스-트레이드웹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미 동부시간) 무렵 뉴욕 채권시장에서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장보다 5.2bp 내린 2.327%에 거래됐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 만기 수익률은 전장대비 3.7bp 낮은 1.135%에서 움직였다.

3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장대비 4.6bp 밀린 2.930%를 나타냈다.

국채가는 수익률과 반대로 움직인다.

국채가는 트럼프 당선인의 발언에다 물가 상승세가 둔화했다는 뉴욕 연방준비은행 총재의 발언 등에 상승 출발했다.

10년 만기 수익률은 한때 2.307%까지 낮아져 지난해 11월 29일 이후 최저치를 보였다.

린제이그룹의 피터 부크바는 시장의 반응은 명백하다며 그동안 진행됐던 채권을 팔고 주식을 사는 '트럼프 거래'의 반대가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씨티그룹의 투자자 심리 지표가 지난해 미국 대통령 선거 이후 급등세에서 빠르게 뒷걸음질 치고 있는 것으로도 나타났다.

씨티그룹에 따르면 금융 뉴스에 포함된 투자심리를 읽는 지표인 NISI(The News Implied Sentiment Indicator)가 새해 첫주에 거의 중립 수준을 보였다.

트럼프 거래가 뒤집히면서 모건스탠리는 이날 2006년 이후 가장 큰 4분기 순익을 발표했음에도 전반적인 금융주의 매도에 주가가 4% 내렸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위원들의 발언은 국채 매수세에 기름을 끼얹었다.

우선 뉴욕 연방준비은행의 윌리엄 더들리 총재는 이날 전미 소매연맹이 주최한 세미나를 위해 준비한 연설문에서 "물가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며 현 수준에서 가격 상승은 침체해 있고, 연준이 보기를 원하는 2% 수준 아래에 있다고 말했다.

더들리는 물가가 크게 상승할 압력을 보지 못한다며 이는 노동시장으로부터 물가 압력이 약해서 경제 성장이 단지 장기적인 추세를 소폭 넘어서는 정도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최근의 달러 강세는 수입물가에 하방압력을 가하고, 국내 생산자들이 가격을 높일 여지를 제한할 것이다"고 내다봤다.

이어 라엘 브레이너드 연준 이사가 재정 확대 정책에 따른 경제 부양 효과에 의문을 제기했다.

뉴욕증시 하락세와 테레사 메이 총리의 하드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연설도 금이나 국채와 같은 안전자산 선호를 강화했다.

국채가는 오후 들어 뉴욕증시 하락세가 지속하는 가운데 오름폭을 낮췄다가 다시 높이는 모습을 보였다.

이자율 전략가들은 트럼프발 리플레이션 거래의 되돌림이 새해 들어 지속하고 있다며 여기에 하드 브렉시트가 새로운 동력으로 등장하는 모양새라고 설명했다.

RW프레스프리치앤코의 래리 밀스타인 헤드는 "하드 브렉시트는 세계 성장을 둔화하고 미국에서 세제 개혁 발효를 연기시킬 수 있다"며 "이는 미국 내 성장을 지연시키고 채권 가격의 상승을 유발할 요인이다"고 풀이했다.

다만 미 국채수익률 상승에 대한 베팅은 연초에도 지속한 것으로 나타났다.

TD증권에 따르면 지난 10일로 끝난 주에 헤지펀드와 머니매니저들이 미 국채수익률 상승에 베팅한 순선물 계약은 1천7억 달러로 2008년 이후 가장 컸다.

전략가들은 다음날 발표되는 소비자물가지수와 19일 예정된 유럽중앙은행(ECB)의 통화정책 결정회의, 20일 트럼프 취임식 등을 주목하고 있다.

◇ 외환시장

달러화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 등의 달러 강세 우려 발언에 내렸다.

연합인포맥스(6411)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미 동부시간) 현재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엔화에 달러당 112.65엔을 기록해 전날 뉴욕 후장 가격인 114.57엔보다 1.92엔(1.70%) 하락했다.

유로화는 달러화에 유로당 1.0704달러에 움직여 전장 가격인 1.0637달러보다 0.0067달러(0.62%) 올랐다.

유로화는 엔화에 유로당 120.59엔에 거래돼 전장 가격인 121.86엔보다 1.27엔(1.05%) 낮아졌다.

달러화는 전일 트럼프 당선인의 달러 강세 우려 발언으로 하락 출발했다.

이날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위원들의 물가, 기준금리 발언이 이어지자 달러화는 113엔선을 하향 돌파하기도 했다.

우선 뉴욕 연방준비은행의 윌리엄 더들리 총재는 이날 전미 소매연맹이 주최한 세미나를 위해 준비한 연설문에서 "물가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며 현 수준에서 가격 상승은 침체해 있고, 연준이 보기를 원하는 2% 수준 아래에 있다고 말했다.

더들리 총재의 발언은 뉴욕증시 하락과 함께 10년 만기 미 국채수익률을 낮추는 효과를 냈다.

이어 라엘 브레이너드 연준 이사가 재정 확대 정책에 따른 경제 부양 효과에 의문을 제기했다.

영국 파운드화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과 테레사 메이 총리의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연설 후에 한때 1.24달러를 넘어섰다.

메이 총리는 영국의 EU 탈퇴에 관해서 의회에서 투표가 있을 것이라고 연설에서 약속했다. 총리 연설 전에 파운드화는 1.2175달러 수준이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영국 정치인 대부분은 지난해 6월 국민투표 당시에 브렉시트를 반대했다며 파운드화는 그 이후 19% 떨어졌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메이 총리는 이후 연설에서 영국이 유럽연합 단일시장을 완전히 떠날 것이라는 '하드 브렉시트'를 강조했다.

앞서 영국의 지난 12월 CPI가 전년 대비 1.6% 상승했다고 영국 통계청(ONS)이 발표했다. 전년 대비 CPI 상승률은 11월의 1.2%를 넘어섰고 WSJ이 집계한 전망치 1.4%도 웃돌았다.

하지만 이날 파운드화 강세에 대한 시선은 곱지 않았다.

펙스코(FexCo)의 데이비드 램은 "파운드화가 이날 메이의 브렉시트 의회 표결과 물가지수 상승으로 강세를 보였지만 현실은 궁극적으로 파운드화 약세를 가리킨다"며 하드 브렉시트를 생각하면 "지지력은 사라질 것이다"고 내다봤다.

이날 발표된 유일한 지표인 뉴욕의 제조업 활동은 별다른 영향이 없었다.

달러화는 오후 들어 큰 움직임이 없었다.

외환 전략가들은 트럼프의 발언을 토대로 당분간 미 대선 후의 달러 강세와 반대되는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제프리스의 브래드 베첼 전략가는 국경조정세 언급에서 트럼프가 수입품에 높은 관세를 매기고 수출품에 대한 세금을 줄이겠다는 주제에 역행하는 것처럼 보이는 사실은 "달러에 상당한 약세심리를 만든다"고 진단했다.

RBS증권의 브라이언 다잉거필드 거시 전략가는 "시장은 일반적으로 트럼프의 정책이 나타날 것으로 보고 있지만, 시간이 3개월이 걸릴지 12개월이 걸릴지는 의문이다"고 지적했다.

다만 오는 20일 취임식에서 트럼프는 정책 세부내용을 밝힐 기회가 있다.

다잉거필드는 "세금 감면이나 인프라 투자에 대한 의견은 달러에 대해서 긍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날 마감께 파운드화는 달러화에 1.23954달러에 거래돼, 전장보다 1.68% 상승했다.

◇ 원유시장

뉴욕 유가는 달러화 약세와 사우디아라비아의 감산 합의 이행 기대에 상승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2월물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전 거래일보다 배럴당 11센트(0.2%) 상승한 52.48달러에 마쳤다.

유가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 발언에 따른 달러화 약세에 상승세를 나타냈다. 사우디아라비아가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의 감산 합의를 엄격하게 이행할 것이라고 밝힌 것도 유가 상승에 일조했다.

다만, 유가는 미 에너지정보청(EIA)이 보고서에서 미국의 7개 주요 셰일 생산업체들의 2월 생산이 전달 대비 하루 4만1천 배럴 증가했을 것으로 전망해 장 막판 상승 폭을 줄였다.

트럼프 당선인은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인터뷰에서 달러는 중국의 위안화 절하 등의 영향으로 이미 "너무 강하다"고 말했다.

이 때문이 이날 달러화 가치는 하락세를 나타냈다.

장중 세계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화의 평균적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 인덱스는 100.34를 기록했다. 전 거래일 종가는 101.61이었다.

통상 달러화 가치가 하락하면 달러화로 거래되는 원유의 상대적인 가격 매력이 높아져 수요가 증가하게 된다.

다만 일각에서는 유가 추가 상승세가 제한적일 것이라는 진단도 나온다.

삭소뱅크의 오레 핸슨 원자재 전략 헤드는 OPEC 회원국의 감산에 대한 기대는 60~80%가량이 이미 가격에 반영됐다며 가격 상승세는 제한적일 수 있다고 예상했다.

핸슨 전략 헤드는 "지금 시장의 관심은 미국과 이라크, 나이지리아, 리비아 생산에 쏠려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2월 13일 예정된 월간 보고서에서 OPEC 회원국이 감산 합의를 제대로 이행했는지에 대한 명확한 첫 단서를 찾을 수 있다고 예상했다.

아미르 나세르 사우디아람코 최고경영자(CEO)는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에서 OPEC 회원국과 다른 산유국의 감산으로 원유시장이 올해 중순 균형을 잡을 것으로 전망했다.

OPEC 회원국들과 비회원국들은 올해부터 하루 산유량을 180만 배럴 줄이기로 합의했다.

ys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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