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20일 서울채권시장은 도널드 트럼프 취임을 앞두고 약세 분위기 속 제한된 흐름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전일 열린 유럽중앙은행(ECB) 회의에서는 시장 예상대로 정책금리를 동결하고 채권매입프로그램도 유지하기로 했다.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는 헤드라인 물가가 기저효과와 에너지가격 상승으로 오르고 있다고 진단했다. 경기 확장세도 더 단단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드라기 총재가 물가와 경기에 대해 낙관적인 발언을 했지만 테이퍼링에 대한 신호는 보내지 않았다. 그는 "물가 상승을 확실할만한 신호는 아직 없어, 물가가 상승할 때까지 양적완화(QE)를 고수할 것이다"고 밝혔다.

ECB 통화정책회의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취임식을 앞둔 경계심이 금융시장에는 더 크게 작용했다.

재닛 옐런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경제에 대해 낙관하는 등 매파적인 발언을 하면서 달러 가치가 강세를 보인데 이어 스티븐 느무신 미국 재무장관 내정자가 달러 강세를 언급한 것은 주목해야한다. 느무신 내정자는 트럼프가 달러 강세를 불편해한 것은 단기적인 측면이며 달러의 장기 강세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금융시장은 트럼프 당선인 취임식에서 트럼프의 입으로 나오는 말을 믿겠다는 분위기다. 달러 가치는 느무신 발언과 미 경제지표 호조에도 혼조세를 보였다.

미 국채금리는 약세를 보였다. 2년물은 0.41bp 상승한 1.2255%, 10년물은 4.53bp 오른 2.4733%에 마쳤다. 미 10년물 금리는 이틀 동안 15bp 오르면서 2.50% 부근까지 올라왔다. 시장참가자들은 미 금리가 트럼프 취임 전까지 2.30~2.50% 사이의 박스권에서 등락할 것으로 예상했었다. 크리티컬 레벨까지 상승한만큼 트럼프 당선인 취임식 이후 미 금리의 향방은 매우 중요하다.

이 때문에 서울채권시장은 제한된 흐름을 보일 수밖에 없다. 미 금리 흐름을 장 초반 모두 반영한 후에는 관망 흐름이 짙을 것이다. 트럼프 취임식에 베팅할 참가자들도 일부 있겠지만 대부분은 이 불확실성이 해소된 후에 포지션을 잡아도 늦지 않는다고 인식할 듯하다. 트럼프가 대통령에 당선된 이후에도 금융시장은 당초 시나리오대로 흘러가지 않았다. '트럼프의 입' 자체가 리스크라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장중에는 외국인 흐름에 연동될 가능성이 있다. 다만 외국인 매매 동향으로 봤을 때 이들이 커브 플래트닝 포지션을 잡는 듯하다는 추정 외에는 환율이나 미 금리 등 최근 금융시장 흐름과 상관성이 크지는 않다. 외국인 흐름이 중요하지만 이를 추종하기에는 논리나 개연성이 부족한 것도 사실이다.

다음 주 국고채 20년물 입찰을 앞두고 있어 장기물은 약세 분위기를 쉽게 벗어나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

유일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설 명절을 앞두고 공주산성시장에 방문한다.

뉴욕 역외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 달러-원 1개월물은 1,175.75원에 최종 호가됐다. 최근 1개월물 스와프포인트(-0.15원)을 고려하면 전일 서울외환시장 현물환종가(1,177.60원)보다 1.70원 하락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72.32포인트(0.37%) 하락한 19,732.40에 거래를 마쳤다.

2월물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전 거래일보다 배럴당 29센트(0.6%) 상승한 51.37달러에 마쳤다. (정책금융부 금융시장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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