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지난 10일 KB증권이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KB금융지주가 지난해 현대증권을 인수하면서 탄생한 4조원대 통합증권사의 본격 출범을 알리기 위해 마련된 자리다. 공식적인 첫 대외행사인 만큼 각자 대표를 맡은 윤경은 사장과 전병조 사장, 주요 부서 담당 임원들이 참석해 올해 사업계획과 청사진을 소개했다.

기자들의 취재 열기도 뜨거워 통합증권사 출범에 대한 시장의 높은 관심을 보여줬다.

기자간담회 이후 업계에서 많이 회자된 것은 통합증권사의 비전 만큼 행사장에 참석했던 임원들의 넥타이 색에 대한 것이었다.

옛 KB투자증권 출신 임원들은 자유로이 넥타이를 매 색이 제각각이었던 반면, 현대증권 출신 임원들은 모두 노란색 넥타이를 매고 있었기 때문이다.

노란색은 KB금융을 상징하는 색이다. 업계 일각에선 피합병사인 현대증권 출신들이 지나치게 새 주주 KB금융지주의 눈치를 보는 것 아니냐는 해석을 내놓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기자회견 당시 사진을 보면 옛 현대증권 출신 임원들은 좌측에, 옛 KB투자증권 출신 임원들은 우측에 앉아있었다"며 "현대증권 출신 임원들이 맞추기라도 한 듯 모두 KB금융을 상징하는 노란색 넥타이를 매고 나와 현대증권 출신들이 지나치게 KB금융을 의식하고 있다는 이야기가 나왔다"고 귀띔했다.

또다른 관계자는 "똑같이 증권업종에 속해 있지만, 현대증권은 대기업 계열사였고, KB투자증권은 은행지주 계열사였던만큼 조직문화에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다"며 "이런 조직문화 차이를 반영한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이에 KB 관계자는 "사전에 지시가 있었던 것은 아니고, KB금융의 CI(Corporate Identity)가 노란색이라 (신경 써서) 넥타이를 맨 것"이라고 설명했다.

KB증권이 순조롭게 물리적통합을 이뤄내면서 시장에서는 앞으로 양 사간의 화학적통합 여부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합병으로 인한 시너지를 내기 위한 선결과제로, 아직 양사 직원간의 임금통합 등이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지난달 15일 발표한 통합증권사의 임원 인사에서는 옛 현대증권 출신 24명, 옛 KB투자증권 출신 15명이 포진해있었다. 현대증권 출신이 조금 더 많은 편이지만, 통합 전 현대증권과 KB투자증권의 규모를 고려했을 때 비교적 고르게 수를 맞춘 탕평 인사라는 평가를 받았다.

한 통합증권사의 피합병사 출신 관계자는 "합병 당시 따로 차별하거나 이런 것이 없었는데도 사람들이 심리적으로 위축된다는 이야기를 했었다"며 "이런 저런 얘기가 나오는 건 그만큼 현대증권 출신의 입지가 약해질 것이란 우려가 있어서다"고 말했다.

(산업증권부 김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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