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경림 기자 = 서울대학교의 스믹(SMIC), 고려대학교의 큐빅(KUVIC)에 이어 금융투자업계에 새로운 파워 인맥이 등장했다. 이번엔 주식 동아리가 아닌 금융학회다.

2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연세대학교 금융전문 학회인 YFL(Yonsei Financial Leaders)의 졸업생과 재학생은 약 400여 명을 넘는다. 1998년 설립된 이후 현재까지 총 21기를 모집했다.

기존 스믹이나 큐빅이 학생 주축으로 모인 것과 달리 YFL은 엄영호 연세대학교 경영대학 교수의 지도 하에 금융상품, 특히 파생과 채권을 연구하기 위한 모집으로 시작됐다.

재학생들은 1년 동안 1학기는 파생상품, 2학기는 채권을 배우며 기초 지식을 쌓는다. 지도 교수는 물론 학회 선배 중 금융투자업계 종사자가 직접 와 강의를 하기 때문에 이론과 실무 모두 놓치지 않는다.

또 한 학기에 한 번씩 업계 선배를 초빙해 연세대 학생 전체를 대상으로 선배와의 만남 시간도 가져 업계에 대한 생생한 이야기도 듣는다는 게 동문의 전언이다.

지도 교수를 두고 학술적으로 금융을 접했기 때문에 주식 동아리와 달리 졸업생들의 진출 분야 역시 다양하다.

운용업계는 물론 애널리스트, 기업금융(IB)에도 동문이 포진했다.

1기 졸업생으로는 베어링자산운용의 김지영 매니저가 있다.

김지영 매니저는 베어링운용의 배당주펀드를 탈바꿈한 장본인이다. 김 매니저가 맡은 이후 베어링고배당펀드와 베어링고배당플러스펀드는 각각 1등급을 받았다. 불과 2015년만 해도 등급은 최하위인 5등급이었다.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의 최두남 매니저도 YFL 출신이다.

최두남 매니저는 2006년 교보증권에 입사하고 2007년부터 2009년까지 푸르덴셜투자증권 리서치센터에 근무한 바 있다. 이후 신한BNP파리바운용으로 적을 옮겨 '좋은아침코리아' 등 대표 펀드를 맡고 있다.

헤지펀드 운용사 중에는 원종준 라임자산운용 대표가 YFL 6기로 맹활약했다.

라임운용은 2012년 투자자문사로 출발해 지난해부터는 헤지펀드 운용사로 탈바꿈했다. 최근에는 국내 최초로 행동주의 펀드 등을 선보여 주목받기도 했다.

파생상품 관련 지식을 활용한 구조화 상품 쪽에서도 두각을 나타내는 이들이 많다.

외국계 증권사에서는 김정우 JP모건 구조화 상품 상무가 학창 시절 YFL에 몸을 담았다.

강현석 대신증권 파생상품2 본부장은 YFL 8기 출신으로 지난해 연말 인사에서 본부장 타이틀을 달았다. 강 본부장은 파생결합증권(DLS)을 비롯해 구조화 상품을 운용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육민혁 메리츠종금증권 채권본부 구조화 금융팀 부장은 7기로 최근 '글로벌 금융시장 탐방기'라는 책을 써서 화제를 일으키기도 했다. 이 책은 사비를 털어 베트남, 멕시코, 그리스, 이스라엘 등 세계 각지를 여행하고 그 나라의 금융시장을 설명한 내용이다.

그 밖에 이성규 삼성자산운용 상장지수펀드(ETF) 운용역, 김상훈 시티증권 자동차 연구원, 유현철 HSBC 홍콩 본사 정유·화학 애널리스트 등이 모두 YFL 출신이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주식 동아리를 하면 어릴 때부터 투자 스타일, 혹은 고집이 생겨버린다"며 "학회를 하면 전반적인 이해를 높일 수 있어 운용이나 애널리스트뿐만 아니라 다른 방면으로도 나갈 수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귀띔했다.

klkim@yna.co.kr

(끝)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