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윤영숙 기자 = 작년 12월 5일 개통된 선전증시와 홍콩증시를 연계하는 선강퉁이 위안화에 대한 투자자들의 경계감에 여전히 저조한 모습이다.

23일(현지시간)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외국인 투자자들의 선전증시 투자 통로인 선구퉁의 거래량은 개통 후 첫 달 일 거래 한도의 평균 7%가량이 채워지는 데 그쳤다.

선구퉁의 일 거래 한도는 130억 위안이다.

중국 투자자들의 홍콩증시 투자 통로인 강구퉁도 일 거래 한도 105억 위안의 4%를 채우는 데 그쳤다.

이는 후강퉁이 개통한 첫 달 거래량보다도 부진한 모습이다.

2014년 11월 개통 첫 달에 외국인 투자 경로인 후구퉁은 하루 평균 거래 한도의 25%가량이 소진됐고, 강구퉁은 평균 5%가량이 소진됐다.

같은 시기에도 선강퉁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은 후강퉁보다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작년 12월 후강퉁의 외국인 투자 경로인 후구퉁의 하루 평균 거래량은 투자 한도의 12%가량이 채워졌다. 일평균 거래 한도의 7%가량이 채워진 선구퉁보다 상대적으로 외국인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았던 셈이다.

지난 20일 기준으로도 선구퉁의 일평균 거래량은 208억4천300만 위안으로 일 거래 한도의 7%에 그쳤으나, 후구퉁의 일 거래 한도는 평균 8%가량이 채워졌다.

2014년 11월 시작된 후강퉁은 중국 당국의 금리 인하 사이클과 맞물려 중국증시 붐을 이끈 주요 요인이 됐지만, 이후 증시 폭락을 경험한 외국인 투자자들에게 선강퉁은 위험한 투자처 중 하나가 됐다.

포춘증권의 리 공이 애널리스트는 "선강퉁은 (전과) 다른 시기에 시작돼 시장에서 (전보다) 더 조용한 반응을 보여주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선강퉁이 투자자들에게 더 폭넓은 투자 기회를 주고 중국 신경제에 투자하는 길을 열어줬지만, 중국 부채 위험과 위안화 절하에 대한 우려로 시장의 투자 심리가 가라앉아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작년 한 해 위안화는 달러화에 대해 6.6%가량 떨어져 14년래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위안화 가치가 하락하면 A주 투자 수익률이 낮아진다는 점에서 증시 투자 매력을 낮춘다.

리 애널리스트는 "외국인 투자자들은 현재 A주에 관심이 덜하다"라고 전했다.

파트너스 캐피털 인터내셔널의 로널드 완 최고경영자(CEO)는 통상 연말에 투자자들이 관망세를 보인다는 점도 선강퉁의 투자 열기를 끌어올리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위안화가 달러화에 대해 최근 급격한 절하세를 보였다는 점에서 투자자들은 달러화의 향방을 가늠하기 위해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로부터 더 명확한 신호가 나오길 기다리고 있다"고 전했다.

완 CEO는 선강퉁의 거래량은 중국 경제와 위안화, 자본유출에 대한 우려가 완화되면 장기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한편, 홍콩거래소 자료에 따르면 12월 선강퉁에서 홍콩증시에 투자하는 강구퉁의 거래량은 일평균 263억 위안에 달한 반면, 선구퉁의 거래량은 92억 홍콩달러(81억 위안)에 그쳐 홍콩증시에 투자하는 중국인들의 관심이 더 높았다.

이는 당초 예상에 부합하는 것으로 애널리스트들은 중국 투자자들이 위안화 하락 위험을 헤지하기 위해 홍콩주식에 투자할 것으로 전망해왔다.

리 애널리스트는 "본토 투자자들은 위안화 위험을 헤지하기 위해 주로 홍콩주식을 산다"라며 "이는 홍콩달러가 달러화에 고정돼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ys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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