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영 기자 =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테일러 준칙 등에근거해 통화정책을시행하는 데한계를 드러낼 것이라고한국은행이 진단했다.

테일러준칙은 미국의 경제학자인 존 테일러(John.B. Taylor)교수가 제시한 통화정책운용 준칙으로, 중앙은행이 금리를 결정할 때 적정 인플레이션율과 잠재 경제성장률 아래에서 균형금리가 유지되는 것을 의미한다.

한국은행 워싱턴사무소는 24일 '준칙 근거 통화정책 시행에 대한 연준의 입장'보고서를 통해 "테일러 준칙의 경우 인플레이션갭, 산출갭, 중립적 실질금리 등을 설명변수로 사용해야 하나 변수 측정에 상당한 불확실성이 내재돼 있다"며 설명변수 측정의 어려움을 한계를 설명했다.









예를 들면 중립적 실질금리 추정치를 얼마로 적용하느냐에 따라 테일러 준칙이 제시하는 적정 금리경로가 크게 바뀐다고 한은은 설명했다. 통상적인 테일러준칙 정책금리 수준(2%)을 적용하면 현재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정책금리 전망경로는 그 수준을 크게 밑돈다. 하지만 최근 중립적 실질금리 및 잠재실업률이 하락한 점을 반영하면 격차는 상당폭 축소된다.

한은은 "준칙을 사용할 경우 재정정책 변화, 글로벌 잠재성장률 추세 변동, 신용공급에 영향을 미치는 구조적 요인 등을 고려하지 못할 우려가 있다"며 "향후 연준의 대차대조표 축소가 초래할 장기금리 상방 압력 등이 정책금리 결정시 간과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아울러 단순한 준칙을 사용하면 최근까지 FOMC 의사결정에 중요한 영향을 미쳐 온 통화정책의 위험관리 측면이 경시될 소지도 있다고 봤다.









한은은 연준내 준칙의 역할은 한계가 있음에도 통화정책을 평가하는 기준점(벤치마크) 역할을 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연준이 테일러준칙 외에도 수정된 테일러준칙(balanced approach rule), 테일러준칙에서 중립적 실질금리 추정 없이 적정금리 수준을 산출하는 'change rule' 등의 준칙을 정기적으로 관찰하고 있으며, 경제상황을 평가하는데 유용한 정보변수로 활용중이라고 언급했다.

한은은 최근 재닛 옐런 미 연준의장이 스탠포드대 연설에서 준칙에 근거한 통화정책 시행방식의 한계를 지적하고, 이와 관련한 의회내 움직임에 대해 우려를 표명한 점을 바탕으로 연준의 입장을 분석, 정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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