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종혁 김대도 기자 = 난항을 겪는 용산역세권개발의 내부 사업수익률(IRR) 목표치 11.74%가 현재도 유효한지에 대한 비판이 거세다. 사업자가 선정됐던 2007년과 달리 현재는 주변 여건이 악화되면서 사업성이 추락해, 기존 사업 계획 조정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25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용산역세권개발사업은 애초 분양 및 매각 수입이 32조4천732억원, 토지 및 공사비 등 총 투자비가 29조7천463억원으로 2조7천269억원의 이익이 예상된다는 구조로 사업계획이 짜였다.

하지만 삼성물산이 2010년 6월 용산사업의 주관사 지위를 포기했을 때 분석한 사업성 검토 결과는 참담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부동산 침체와 금융시장 PF대출의 어려움으로 4조6천억원의 적자가 발생할 것으로 추산됐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코레일은 원래 계획인 2016년말까지 완공은 불가능하며 토지보상과 인허가 지연, 비현실적인 공정계획에 따라 3년 이상 지연이 불가피하다고 진단하고 있다.

▲전국 롯데백화점보다 큰 상업시설 = 용산역세권개발이 2016년까지 공급할 상업시설은 32만평 규모에 달한다. 이는 전국 롯데백화점 매장 26만평, 신세계백화점 9만평, 코엑스몰 6만평을 훨씬 웃도는 규모다.

이런 규모는 인근 명동과 이태원의 상업시설에도 큰 타격을 줄 우려가 크다.

2006년 8월 오픈한 용산 아이파크몰(8만5천평)의 경우 5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상가 활성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또 용산은 업무시설도 42만평에 달한다. 이는 인근 서울 도심지역(CBD) 전체 오피스 연면적 175만평의 24%, 여의도(YBD) 91만평의 절반에 육박하는 막대한 규모다.

▲고분양가와 분양 리스크 = 현재 부동산 경기를 고려할 때 분양이나 매각을 통해 4년내 32조원을 마련할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용산사업 진행을 위해 조달돼야할 금액은 총 46조원에 달하는데 이 중 분양 및 매각대금(32조원)이 71%의 비중을 차지한다.

32조원의 분양 및 매각대금이 고분양가를 바탕으로 추산됐다는 점도 문제다.

용산의 주거용 주택 중 최고급형의 3.3㎡당 분양 예정가는 4천300만원, 업무시설은 랜드마크의 경우 4천500만원이다. 이는 2011년 시세 기준으로 각각 12%와 26%나 높은 수준이다.

오피스시장의 한 관계자는 "국내 프라임급 오피스 공급이 단기간에 늘어나면서 가격이 평당 2천만원을 갓 넘은 상태"라며 "이런 상황에서 용산의 평당 3천만원 내외 분양가 책정은 무리라는 우려가 나온다"고 지적했다.

▲무리한 시공계획도 문제 = 용산역세권개발은 총 67개 건물을 짓는다. 이 가운데 초고층 빌딩만 20여개에 달하며 상업지구는 대부분 지하에 조성된다.

지하 4층에서 9층까지 진행되는 터파기로 나올 토사량만 2천377만톤으로 방대하다는 추산도 있다.

일례로 현재 시공중인 잠실 롯데타워 지하 6층, 지상 123층의 경우 애초 40층이 올라갔어야할 시점에 15층까지밖에 진행하지 못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약 6개월의 공기가 더 지연됐다는 의미라고 건설업계는 추산했다.

코레일은 용산의 경우 시가지 출퇴근 시간에 차량 진출입이 제한돼, 1일 최대 토사 반출량만 약 4만톤으로 가정된다며 토사만 갖다 버리는데 약 1년6개월이 소요된다고 추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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