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25일 서울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1,170원선 고점 높이기를 시도할 것으로 전망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일거수일투족에 시장의 관심이 쏠려있다. 정책 불확실성이 이어지면서 달러 매수세가 다소 위축됐으나 트럼프 대통령이 공약 이행 단계로 접어든 점은 주목할 부분이다.

트럼프는 취임 직후부터 보호무역주의 공약 실행에 속도를 내고 있다.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탈퇴 행정명령에 공식 서명했다.

기존의 무역협정을 미국에 유리하도록 재협상하겠다는 공약을 공언한 만큼 우리나라에도 그다지 호재는 아니다. 다음 단계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으로 옮겨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물론 한ㆍ미 FTA가 아니었다면 미국의 적자는 더욱 컸을 것이라는 목소리도 있다. 태미 오버비 미국 상공회의소 아시아담당 부회장은 워싱턴DC에서 열린 신년 세미나에서 "아시아는 사업하기 힘든 곳인데 TPP가 폐기될 경우 한ㆍ미 FTA가 더욱 중요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미국의 TPP를 둘러싼 우려도 있다. EU통상담당 집행위원은 'EU통상정책의 미래'라는 오찬 연설에서 "장벽을 쌓는 것은 정답이 아니다"며 트럼프의 보호무역주의 정책이 실패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아울러 미국이 빠진 TPP협정에 중국을 포함시키는 방안도 검토하는 등 트럼프의 정책에 대한 반대기류도 나타나고 있다.

트럼프의 시선이 한ㆍ미 FTA로 향하면 서울환시는 일시적으로 원화가 소폭 약세를 보일 수 있다. 당장 우리나라 무역에 뚜렷하게 역효과를 보이지 않는다해도 트럼프의 타깃이 되는 것만으로 긍정적인 요인은 아닌 셈이다.

다만, 공약 이행 과정에서 중국 환율조작국 지정 이슈가 다시 떠오르면 이는 또 원화 강세를 부추길 수 있다. 중국에 위안화 절상을 요구하는 동시에 한국의 원화 절상 압력도 제기될 수 있어서다.

문제는 중국 환율조작국 지정은 미국 입장에서도 글로벌 교역 위축 우려, 중국의 보복조치 등으로 오히려 얻는 것보다 잃는 게 더 많은 선택이 될 수 있다.

이처럼 트럼프의 대통령 취임 후에도 불확실성이 이어지면서 서울환시는 1,170원대를 고점으로 레인지 장세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방향성 베팅이 어려운 만큼 수급 중심의 흐름이 이어질 공산이 크다.

설연휴를 이틀 앞두고 달러화가 장중 1,170원선 부근으로 오른다면 수출업체들이 네고물량을 내놓을 가능성이 있다. 최근 달러화 1,160원대에서는 저점 인식에 결제수요가 우위를 보여왔다.

이날은 달러-엔 환율에도 주목할 만하다. 달러-엔 환율은 최근 트럼프 리스크에 112엔대로 떨어졌다 113엔대로 반등했다. 달러-엔 환율이 오르면 달러화가 이에 연동돼 소폭 레벨을 높일 수 있다.

하드 브렉시트(영국의 급격한 유럽연합 탈퇴)는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영국대법원이 브렉시트 개시에 대해 의회의 승인이 필요하다고 판결했다.

오는 3월 중순까지 브렉시트 승인을 목표로 하고 있는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는 또 하나의 난관을 뚫어야 한다. 일각에서는 메이 총리가 브렉시트 절차 개시 승인안을 신속처리(fast-track) 법안으로 의회에 제출할 것으로 봤다.

이로써 영국이 유럽연합에 탈퇴 의사를 밝히고, 공식 탈퇴 협상을 시작하는 리스본50조 발동은 한 차례 제동이 걸린 상태다.

이날 오전 한국은행은 지난해 4분기 우리나라 GDP성장률이 0.4%로 연간 2.7% 성장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속보치 기준으로 지난 2015년 2분기 0.4% 이후 1년 6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역외 차액결제선물환(NDF) 환율은 상승했다. 역외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1개월물은 1,169.00/1,170.00원에 최종호가됐다. 이는 최근 1개월물 스와프포인트(-0.35원)를 고려하면 전일 현물환종가(1,165.90원)보다 3.95원 오른 수준이다. 저점은 1,162.00원, 고점은 1,170.50원이었다. (정책금융부 금융정책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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