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미국 프라임브로커리지서비스(PBS) 시장 진출을 꿈꿨던 옛 대우증권과 현대증권이 합병으로 운명이 엇갈렸다.

2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대우는 지난해 9월 미국 금융산업규제기구(FINRA)에 PBS 업무허가 신청을 했다.

이르면 오는 1분기 중 PBS사업을 시작할 예정으로, 국내 증권사 중 미국 PBS시장에 진출하는 것은 미래에셋대우가 처음이다.

미래에셋대우는 미국 PBS시장 진출에 필요한 자본확충을 위해 지난해 4월과 11월 뉴욕법인(Daewoo Securities America)에 각각 1억달러와 1억5천만달러 규모의 유상증자를 하기도 했다.

PBS는 신용 제공, 컨설팅, 증권 대차 등 헤지펀드 같은 전문 투자자들이 요구하는 모든 서비스를 한 번에 제공하는 것을 말한다.

외신 등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미국 헤지펀드들의 총자산(AUM)은 약 3조200억달러(약 3천523조7천360억원)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말 국내 헤지펀드 AUM 약 6조7천억원의 약 526배에 달한다.

미국 PBS 시장 진출은 합병 전인 옛 대우증권 시절에도 검토했던 사안이다.

하지만 당시 대주주가 지분 43%를 보유한 KDB산업은행이었기 때문에 미국 볼커룰(Volcker rule)에 가로막혀 뜻을 접을 수밖에 없었다.

볼커룰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재발을 막기 위해 미국에 도입된 법으로, 은행과 은행계열사에 대고객업무와 무관한 트레이딩 계정거래와 기본자기자본(Tier1)의 3% 이상을 사모펀드나 헤지펀드에 투자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그러나 지난해 미래에셋으로 인수돼 은행계열사라는 굴레를 벗어나며 결국 뜻을 이루게 됐다.

KB증권은 반대의 경우로, 합병 전 현대증권 시절 미국 PBS 시장 진출을 검토했었다.

당시 미국 PBS시장 진출에 대해 긍정적이었던 것으로 전해졌으나, 회사 매각 이슈 등으로 미뤄져 왔다.

그러나 지난해 KB금융지주가 현대증권을 인수하면서 이제는 은행계열사로서 볼커룰의 적용을 받게 돼 미국 PBS시장 진출은 요원해졌다.

한 업계 관계자는 "미래에셋대우 외에도 미국 PBS시장에 진출하고자 했던 증권사가 여러 곳 있는 것으로 안다"며 "미국이 금융위기 이후 규제를 대폭 강화해 지금 당장은 진출이 어렵더라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취임으로 금융기관에 대한 규제 강화를 골자로 한 도드-프랭크법을 폐지할 것이란 이야기도 나오는 만큼 앞으로 상황이 달라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산업증권부 김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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