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존경하는 김남구씨와는 아는 사이인지요?(Do you know the honorable Nam-goo Kim?)"

낯선 언어로 김남구 부회장 이름이 튀어나온 곳은 중국 칭화대학교 E-MBA(최고경영자 MBA) 과정 인터뷰 자리였다. 칭화대 E-MBA는 프랑스의 인시아드(Insead)와 제휴를 맺고 만들어진 과정으로 글로벌 E-MBA 중 톱 5위안에 드는 명문이다.

한 증권사 임원인 그는 이곳에 입학하기 위한 면접 자리에서 김남구 한국금융지주 부회장을 아느냐는 질문을 받았다.

그도 그럴 것이, 그의 경력과 자기소개서 등을 보면 김 부회장을 알법한 내용이 담겨있기 때문이다. 직접 한국금융지주나 산하 계열사에서 근무한 사람은 아니지만 여의도가 참 좁다.

"존경하는 김 부회장은 일본 게이오대학교 경영대학원을 나왔고 한국에서는 고려대학교에서 같은 공부를 했습니다. 그가 한국의 금융투자업계에서도 존경받는 이유는 아직도 해외 출장에 가면 커다란 백팩을 짊어지고 직접 IR에 가 미팅을 하는 등 발로 뛰는 최고경영자(CEO)이기 때문입니다."

그는 그렇게 김남구 부회장에 대해서만 30분간 열변을 토했다. 김 부회장의 비즈니스 스타일과 칭화대와의 접점 등을 잘 버무려서 말이다.

대답을 듣던 한 교수의 얼굴에 미소가 번졌다. 이 지원자는 현재 매달 중국을 오가며 E-MBA 과정을 착실히 밟고 있다.

증권가에서도 잘 알려진 '열공맨'인 김남구 부회장은 지난 2013년 칭화대 E-MBA에 입학했고 2015년 초 무사히 졸업했다.

'무사히'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김 부회장은 칭화대 내에서도 모범생으로 평가받았다고 한다.

지주의 부회장이지만 한 달에 한 번씩 주말마다 방문해 학업을 이어갔다. 이 코스는 중국 현지에서 수업을 진행하며 한 학기에 한두 번 정도 다른 나라로 비즈니스 케이스 탐방을 가는 등 빡빡하기로 유명하다.

그리고 중국은 '콴시(關係)'라는 말이 통용될 정도로 네트워크가 중요한 나라다. 누굴 아는지가 사업이든 학업이든 승진이든, 모든 것의 통로가 되는 것이다. 그래서 이곳 교수들은 한국인 지원자가 나타나면, 특히 금융투자업계 종사자가 지원하면 김남구 부회장을 아느냐고 물어본다고 한다.

한 업계 관계자는 "칭화대에 입학할 때 '콴시'를 활용하려면 그곳 동문을 안다(know) 정도로는 안 된다"며 "그가 무엇을 했고, 지원자와 어떤 비즈니스적 관계가 있고 등을 상술하는 게 합격률을 높이는 비책이다. 물론 지원자의 실력과 커리어도 그만큼 좋아야 한다"고 말했다.

(산업증권부 김경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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