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황병극 기자 = 최근 국제금융시장 불안에도 외국인 채권투자와 국내은행 외화차입이 유럽계자금의 디레버리징을 대체했으나, 향후 국제금융 불안이 가중되면 외화자금 조달경로의 불안정성이 확대될 것이란 우려가 제기됐다.

박성욱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9일 '글로벌 금융위기와 유럽 재정위기 기간에 외화자금 유출입의 특징과 시사점'이란 보고서에서 "유럽 재정위기가 확대된 시기에는 외국인의 주식투자자금 회수에도 비거주자의 채권투자자금과 기타투자가 증가하면서 리먼사태 직후와 같은 외화자금 부족은 없었다"면서도 이같이 우려했다.

앞으로 국제금융시장 불안이 심화될 경우 유럽계뿐 아니라 대부분 대형금융기관이 디레버리징 압력을 받을 수 있고, 아시아권 국가 중앙은행의 원화채권 투자도 자국통화의 절하압력에 대응한 시장개입 과정에서 외환보유액 축소 등으로 외화자금의 조달 원천이 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그는 이어 "국제금융시장 불안이 심화될 경우 국내은행의 중장기 외화자금 조달비용이 증가하고 자금확보 자체도 여의치 못할 수 있다"며 "커미티드 크레디크 라인 확대, 차입선 다변화 등으로 위기관리능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박 연구위원은 "리먼사태 직후인 2008년 4분기에는 국제금융 불안이 고조되면서 외화자금 조달과 운용규모가 축소됐는데, 특히 차입 등 기타투자부채가 대폭 축소되며 발생한 외화자금 조달부족을 정부의 외환보유액으로 충당했고, 이와 달리 유럽 재정위기가 확대됐던 2011년에는 외화자금 부족은 나타나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는 금융불안으로 유럽계자금의 디레버리징이 뚜렷했음에도 미국의 연기금, 아시아국가 중앙은행 등 새로운 외국인 투자자의 채권투자 확대와 외화유동성을 사전에 확보하려는 국내은행의 외화자금 선확보 노력으로 대외채무가 늘어나면서 디레버리징의 영향을 상당 부분 상쇄한 영향이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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