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권용욱 기자 = 이번 주(9~13일) 서울채권시장도참가자들의 관망세 속에 지지부진한 움직임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오는 13일 열리는 1월 금융통화위원회 결과를 확인하고 가자는 인식이 클 것으로 보인다. 금리인하 기대감 완화에 따른 금리스와프(IRS) 시장의 플래트닝 압력이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이번 주 진행되는 유럽의 대형 이슈들과 이에 따른 국내 금통위의 스탠스 변화 여부 등에 대한 셈법도 치열할 전망이다. 스페인과 이탈리아는 오는 12일과 13일(현지시간) 각각 국채를 발행할 예정이고, 12일에는 유럽중앙은행(ECB)의 통화정책 회의가 열린다.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은 9일 주한유럽연합상공회의소(EUCCK) 오찬 간담회를 갖고, 재정부는 같은 날 국고채 5년물 입찰을 실시한다. 11일 재정부는 상반기 60% 재정조기집행 계획 수립 내용을 발표하고, 같은 날 지난해 12월과 연간 고용동향을 발표한다. 12일에는 올해 예산과 기금운용계획에 대한 집행 지침을 내놓는다.

한국은행은 10일 지난해 11월 열린 하반월 금통위 의사록을 공개하고, 12일에는 지난해 11월중 통화 및 유동성과 12월중 금융시장 동향을 각각 발표한다. 13일에는 지난해 12월 수출입물가지수를 발표하는 동시에 올해 첫 번째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금통위가 열린다.

▲여전한 '정체 장세'= 지난주(2~6일) 서울채권시장은 지지부진한 장세 속에서도 IRS 커브 스티프닝의 되돌림 압력에 영향을 받았다. 공격적인 금리인하가 선반영됐던 IRS 시장에 되돌림 압력이 나타나면서 현물 금리도 제한적인 수준에서 커브 플래트닝의 영향을 받았다.





<지난 한 주간 IRS 커브 변화 추이>



현물시장의 모멘텀이 사라진 탓에 IRS 커브의 활발한 움직임이 더욱 주목을 받은 측면도 있다.

이번 주 현물금리는 지난주에 이어 제한적인 수준에서 IRS發 커브 플래트닝 압력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기존의 금리인하 기대감이 시장에 다소 과도하게 반영됐다는 인식이 여전하기 때문이다. 이명박 대통령이 올해 최우선 경제 정책 목적으로 물가안정을 지목한 상황에서 이달 금통위가 금리인하는 물론 비둘기파적인 코멘트를 내놓는 것도 부담스러울 것이란 추정이다.

다만 시장의 균형이 향후 금리인상 쪽으로 쏠리기도 쉽지 않다. 이 대통령이 언급한 연간 물가 상승률 목표치는 3%대 초반이며, 한국은행이 전망한 연간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3.3%다. 인플레 압력이 한은의 전망치를 크게 벗어나려면 일시적인 요소, 즉 수요측 압력보다는 공급측 압력에 기인할 가능성이 크다. 이 대통령이 지시한 '물가관리 책임실명제'의 도입도 같은 맥락에서 이해될 수 있다.

▲소폭의 커브 플래트닝 가능성= 채권시장 전문가들도 금통위를 앞두고 금리의 좁은 박스권 장세를 예상하는 한편, 금리인하 기대감 완화 속에 소폭의 커브 플래트닝을 예측했다.

올해 정부의 국고채 조기상환(만기도래) 시기가 다소 지연될 수 있다는 추정도 나왔다.

문홍철 동부증권 애널리스트는 "대통령의 물가안정 의지로 물가 우려와 기준금리 인하 기대가 완화됐다"며 "포워드금리에 반영된 향후 6개월 후 금리인하폭은 12월초 27bp에서 19bp로 줄었다"고 진단했다.

그는 "커브 스티프닝 추세는 여전하지만, 단기적으로 약 1~2개월은 소폭의 베어 플래트닝 가능성이 커졌다"고 예상했다.

윤여삼 대우증권 애널리스트는 "1월 내내 금리는 방향성을 잡지 못할 것"이라며 "다만 1월을 넘기고 발표될 2012년 미국 경기지표부터는 개선 흐름이 역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염상훈 SK증권 애널리스트는 "상반기 예산이 조기 집행되는 가운데 만약 국제유가 하락 등으로 세수 유입이 줄어든다면 자금이 부족해질 수 있다"며 "이 경우 올해 바이백 시행시기가 늦춰지거나, 재정증권이 발행되는 등의 방안이 나올 수 있다"고 추정했다.

그는 "올해도 작년과 같이 바이백 시작 시기는 4월이 될 가능성이 크지만, 총선이라는 정치적 부담과 경기둔화에 따른 세수 유입 축소 등으로 5~6월로의 연기 가능성도 있다"고 예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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