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오진우 기자 = 이번주(9~13일) 달러-원 환율은 이탈리아의 국채입찰을 앞둔 경계감 강화 등으로 상승 우호적인 흐름을 지속할 전망이다.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 위협 등 중동 정세 불안이 고조되고 있는 점도 달러화에 상승 압력을 강화할 수 있는 요인이다.

다만 최근 유로화의 약세가 원화 등 위험통화들의 약세로 직결되지 않는 추세를 보이는 만큼 달러화는 여전히 강한 상방 경직성을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주 후반(13일)에는 올해 처음으로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열리는 만큼 한은의 물가 안정 의지에도 환시 참가자들의 관심이 쏠릴 전망이다.

▲유로화 약세지속 = 유로-달러 환율이 지속적으로 하락세를 보이면서 달러화에 불안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번주에도 유로화는 불안한 흐름을 이어가면서 달러화에 상승 압력을 가할 전망이다.

이탈리아의 10년만기 국채금리가 7.11%까지 오르는 등 상승세를 보인 가운데 이번주에는 이탈리아의 국채입찰이 예정되어 있다.

신용평가사들의 프랑스 신용등급 강등에 대한 우려도 지속적인 불안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는 상황이다.

주말 프랑스 신용등급이 실제로 강등되지는 않으면서 주초 실망성 달러 매도가 일부 나올 수 있지만, 유럽 신용등급 강등에 대한 우려는 지속적인 불안요인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이번주에는 유럽중앙은행(ECB)의 통화정책회의(12일)가 예정되어 있다. ECB가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이란 기대는 강하지 않지만, 예상외의 금리 인하가 이뤄질 경우 유로-달러에는 하락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

여기에 ECB에서 유로존 국가 국채매입에 대한 별다른 계획을 내놓지 않으면 또다시 실망감이 부상할 가능성도 큰 상황이다.

한편 이번주에는 독일과 프랑스(9일) 및 독일과 이탈리아(11일)의 정상회담이 예정되어 있어, 정상회담 결과에도 시장 참가자들의 관심이 집중될 전망이다.

▲중동정세 불안 고조 지속 = 미국의 이란 제재를 둘러싼 긴장감이 갈수록 고조되는 점도 달러화에 부담이다.

AP통신은 지난 8일 이란이 새 지하시설에서 우라늄 농축에 착수했다고 보도했다.

통신은 또 이란 일간지가 아리 아시라프 혁명수비대 고위급 사령관을 인용해 이란 지도부가 자국의 원유 수출이 막히게 되면 핵심 원유 수송로인 호르무즈 해협에 대한 봉쇄를 지시하기로 결정했다고 보도했다고 전했다.

특히 국제 원유의 주요한 수송 통로인 호르무즈 해협의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점은 국제유가 급등에 대한 우려를 키우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의 불안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유로화 민감도↓..달러화, 힘겨운 상승 = 유로화 약세가 지속하고 있지만, 원화 등 다른 위험통화의 약세는 제한적인 것이 연초 외환시장의 특징이기도 하다.

달러화도 연초 유로-달러의 가파른 하락에 비해 오름폭이 미미한 상황이다. 호주달러 등 다른 위험통화들의 움직임도 마찬가지다.

올해 들어 지난주말까지 유로화는 미 달러 대비 1.71%나 절하됐지만, 호주달러는 보합권에 머물렀고, 말레이시아 링기트나 싱가포르 달러 등은 오히려 강세를 보였다.

원화의 유로화에 대한 동조화 정도가 가장 컸지만, 1% 미만 절상되는데 그쳤다.





<주요 아시아통화 미 달러대비 등락률, 자료:연합인포맥스>

유로화의 약세가 그대로 위험통화들의 약세로 이어지지 않는 셈이다.

연초 미국 경제지표 호조에 따른 증시의 상대적인 호조 등이 위험통화와 유로화의 디커플링 배경인 것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유로화 약세 전망이 확산하면서 유로화를 펀딩 통화로 사용하는 유로 캐리트레이드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모건스탠리는 지난 6일(미국 시간) "ECB가 오랜 기간 저금리를 유지해야 할 것이므로 유로화를 펀딩 수단으로 사용하는 사례를 연구했다"면서 "유로화가 자산권 통화에서 펀딩권 통화로 바뀌는 것은 자산시장 랠리에서 유로화에 대한 다른 반응이 있을 수 있음을 의미한다"고 지적한 바 있다.

모건스탠리는 보고서에서 유로화로 조달한 자금으로 호주달러와 캐나다달러를 매수하라고 권고했다.

이같은 유로 캐리트레이드의 활성화는 지난해 초와 같이 유로-달러 하락과 달러화 하락에 동시에 진행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

특히 ECB가 금리 추가 인하나 장기대출 확대 등으로 통해 유동성 공급을 늘릴경우 유로화 약세에도 원화는 상대적인 강세를 보이는 흐름이 강화될 수 있다.

▲새해 첫 금통위 = 이번주에는 올해 첫 금융통화위윈회 회의가 열리는 만큼 한국은행의 물가 안정의지에도 외환시장 참가자들의 관심이 쏠릴 전망이다.

이명박 대통령이 신년사에서 "올해는 어떤 일이 있어도 물가를 3%대 초반에서 잡겠다"고 강조한 데 이어 이른바 '물가 책임제'를 도입하는 등 정부가 강한 물가 안정의지를 보이고 있다.

이에따라 물가 안정을 위한 외환당국의 달러화 상승 억제 기대도 부상한 상황에서 한은이 어느 정도 물가 안정 의지를 보일지가 관심이다.

금리 인상 등 깜짝 조치가 나올 가능성은 크지 않지만, 금리 정상화 강조 등 물가 안정의지를 피력하면 달러화의 상방 경직성은 한층 강화될 수 있다.

▲국내외 경제지표 발표 일정은 = 이번주 국내에서는 오는 13일 금통위가 예정된 가운데 발표되는 지표는 많지 않다.

오는 11일 통계청은 '12월 및 연간 고용동향'을 발표한다. 한국은행은 같은날 '12월 수출입물가지수'를 내놓는다.

미국에서는 12일 발표되는 '12월 소매판매'가 관심을 끄는 지표다. 시장에서는 12월 소매판매가 11월과 마찬가지로 전월비 0.2% 증가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오는 10일과 12일에는 '11월 도매재고'와 '11월 기업재고'가 각각 발표된다.

13일에는 '11월 무역적자'와 '1월 미시간대 소비자태도지수'가 나온다.

jwo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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