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선물 시장의 큰 손, '목포 세발낙지' 장기철(44)씨가 여의도로 돌아왔다.

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장 씨는 지난 달 말 A증권사 서초지점 이사로 신규 선임되며 영업을 시작했다.

그는 국내 파생시장이 형성될 초기였던 1990년대 중반부터 선물옵션 투자 전문가로 급부상했다.

'목포 세발낙지'란 별명은 당시 대신증권 목포지점 차장으로 근무하던 그의 이력에서 탄생했다. 그의 거래규모가 시장 유동성을 쥐락펴락 하는 수준인데다 챙겨가는 수익도 컸기 때문이다.

장 씨는 대신증권에서 전설로 통한다.

목포상고를 졸업한 그는 지난 1985년 대신증권 입사 이래 14년만에 부장 자리에 올랐다. 차장에서 부장으로 승진하는 데는 2년밖에 안걸렸다. 선물투자로 회사에 기여한 바가 컸던 덕분이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하루에만 8천억~9천억원 규모의 선물 거래를 주선하던 그를 기억하는 사람이 아직도 많다"며 "해당 증권사는 물론 국내 파생시장이 현재 수준에 오를 수 있었던 것도 그와 같은 큰손들이 있었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그간 시장은 그를 '압구정 미꾸라지' 윤강로, '전주투신' 박기원 씨와 함께 이른바 '3대 슈퍼개미'로 부르며 작은 움직임 하나하나에 이목을 집중했다.

이름없던 코스닥 종목도 장 씨가 지분을 취득했다는 소식에 급등락을 반복했다.

그런 재야고수의 컴백설에 증권업계가 들썩인다.

요즘처럼 현물 시장이 어려운 상황에서는 선물 시장 전문가들의 활약이 두드러지는 경우도 종종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미래에셋자산운용의 스타 매니저 출신인 선경래씨는 선물 투자에 성공해 코스닥 상장사 '좋은사람들'을 인수하는 등 업계 큰 손으로 좋은 사례를 남겼다.

업계로 돌아온 장 씨의 복귀를 여의도가 주목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A 증권사 관계자는 "재야 고수로 은둔시기가 길었지만 이미 실력만큼은 업계에서 인정받은 인물"이라며 "장기간 지속되는 박스권 장세 속에서는 선물옵션 전문가들이 실력을 발휘하기 좋아 회사에서 기대하는 바도 크다"고 귀띔했다. (산업증권부 정지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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