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3일 서울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이 상승 압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를 바라보고 있던 시장은 실망을 금치 못했다. ECB는 기준금리를 연 0.75% 동결했고 유로존 보호를 위한 실질적인 대책은 없었다.

드라기 총재는 기자회견에서 "ECB가 공개시장 조작에 나설 수 있을 것"이라면서 시장 개입 시기에 대해서는 "우리가 오늘 발표한 것은 강력한 지침이다. 자세한내용은 몇 주 안에 완성될 것"이라고 말했다.

시장은 드라기가 당초 가능한 모든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발표하면서 '슈퍼마리오'라는 기대를 가지고 있었으나 이날 발표에 '스튜피드마리오'라고 드라기 총재를 격하했다.

그러나 시장 일각에서는 실제 조치가 수주 내로 발표될 수 있다는 입장도 제기됐다. 영국 로이드 은행의 한 애널리스트는 "드라기 총재가 실제 행동을 한다면 그것은 시장이 바라는 '빅 바주카포'가 될 것"이라며 "하지만 그 이전에 (해당국가) 정부의 요청이 있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뉴욕증시는 하락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대비 92.18포인트(0.71%) 하락한 12,878.88에 거래를 마쳤다. ECB여파로 아시아증시가 부진한 흐름을 보일 수 있어 매도보다 매수가 편하다는 인식이 우세할 것으로 예상된다.

유로화는 1.21달러대로 반락했다. 행동보다 말이 앞선 드라기 ECB총재의 여파로 실망 매물이 유입된 것이다. 최근 ECB기대감으로 유로 숏커버가 일부 유발됐던 만큼 유로화가 다시 하락할 여지가 있다. 아울러 ECB 금리 동결 이후 스페인의 10년 만기수익률이 연 7%대 위로 상승한 만큼 스페인 우려 역시 남아있다. 이에 달러화가 상승 압력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

서울환시에서 달러화는 1,130원대 후반으로 레벨을 높일 것으로 예상된다. 달러화가 전일 반등 압력을 받은 만큼 저점 매수가 이어질 수 있다.

주말 미국 비농업부문 고용지표 발표를 앞두고 있어 지표에 대한 부담은 남아있다. 그럼에도 미국 고용지표 결과가 크게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감은 없다. 이에 달러화는 하단이 지지되며 매수 우위의 흐름을 나타낼 수 있다.

다만, 수급상 네고물량과 외국인 채권, 주식 자금이 유입될 가능성이 있어 달러화 상단이 제한될 것으로 예상된다. 달러화가 1,140원대로 상승, 안착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역외 차액결제선물환(NDF)환율은 상승했다. 지난밤 달러-원 1개월물은 1,138.00원에 최종 호가됐다. 최근 1개월물 스와프포인트(+2.40원)를 고려하면 전일 서울 외환시장 현물환 종가(1,131.70원)보다 3.90원 상승한 수준이다. 달러-원 1개월물 장중 저점은 1,130.00원, 고점은 1,139.00원에서 거래됐다.

따라서 서울외환시장에서 이날 달러화는 1,130원대 후반으로 레벨을 높일 것으로 예상된다. ECB결과 발표 이후 스페인 국채금리가 상승하는 등 유로존 리스크에 대한 우려가 깊어졌다. 수급상 달러화 상단을 막을 수 있는 네고물량과 채권, 주식 자금이 이날 달러화 상승폭 확대의 관건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syju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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