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3일 서울채권시장은 유럽중앙은행(ECB) 통화정책회의 결과에 실망하며 강세 시도를 이어갈 전망이다.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의 지난달 26일 발언은 결국 립서비스에 그쳤다. 기준금리 인하나 재정위기국의 국채 매입 재개, 장기대출 프로그램(LTRO) 시행 등 시장이 기대했던 어떤 대책도 나오지 않았다.

ECB의 다음 통화정책회의가 열리는 9월 초까지는 정책공백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이 기간 안에 스페인의 전면적 구제금융이 현실화될 수 있다는 점에서 유로존 재정위기에 대한 우려는 재차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이런 우려를 반영해 스페인 국채금리는 다시 심리적 마지노선인 7%대를 상향 돌파했다. 간밤에 스페인 10년만기 국채금리는 전일보다 38bp나 급등한 7.06% 수준에서 마감했다. 이탈리아 10년물 금리도 재차 6%대를 웃돌았다.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 이어 ECB 회의 결과도 시장 기대에 미치지 못한 데 따라 서울채권시장의 강세 기조는 연장될 것으로 보인다.

8월 금융통화위원회가 한 주 앞으로 다가오면서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도 반영될 것으로 예상된다. 두달 연속 금리인하 가능성이 작다는 쪽에 무게가 실리지만, 물가지표가 안정된 속에서 경기지표나 대외여건은 급속하게 악화해 속단하기는 이른 상황이다.

단기간 국고채 금리 하락폭이 컸다는 점은 고려해야 한다. 특히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지난달 말 기록한 사상 최저치(종가기준)에 1bp만 남겨논 상태다. 10년물 등 장기물이 상대적으로 레벨 부담이 적은 상황이다. 그나마 커브 플래트닝 전략이 유효해 보인다.



▲ECB 실망감에 美 주가.채권금리 하락 = 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는 유럽중앙은행(ECB)이 유로존을 지원할 실질적인 대책을 발표하지 않는 데 따른 실망감에 하락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대비 92.18포인트(0.71%) 하락한 12,878.88에 거래를 마쳤다.

미국 10년만기 국채금리는 전일보다 4bp 낮아진 연 1.481%를 나타냈다.

이날 ECB는 예상대로 기준금리를 연 0.75%로 동결했다.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는 유로존을 보호하기 위한 비전통적 조치를 약속했지만 이날 더 실질적인 대책을 내놓지 않아 투자자들을 실망시켰다.

드라기 총재는 기자회견에서 "ECB가 공개시장 조작에 나설 수 있을 것"이라면서 시장 개입 시기에 대해서는 "우리가 오늘 발표한 것은 강력한 지침이다. 자세한 내용은 몇 주 안에 완성될 것"이라고 말했다.

영국 중앙은행인 영란은행(BOE)도 기준금리를 0.5%로 동결했다. BOE는 지난달 국채 매입을 확대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날 미국의 경제지표는 혼조 양상을 나타냈다.

주간 실업보험 청구자수는 36만5천명으로 전주보다 8천명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에서는 37만명을 나타냈을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 7월21일로 끝난 주간의 실업보험청구자수는 당초 35만3천명에서 35만7천명으로 늘었다.

지난 6월 공장재수주는 예상 밖의 감소세를 나타내 경기 둔화로 수요가 둔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 상무부는 6월 공장재수주가 0.5% 감소한 4천658억1천만달러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시장에서는 0.5% 증가를 예상했다. (정책금융부 채권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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